■ 관세·차이나 리스크·내수침체·중대재해 내우외환에… ‘생존형 구조조정’ 본격화
SK, 수펙스 조직 통폐합도 시동
삼성, 성과주의 원칙 ‘쇄신’ 방침
LG, 40대 기술인재 전진배치할 듯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되자
고강도 긴축·세대교체 가속
‘위기 경영’ 고삐
미국발 관세 폭탄과 각종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업 현장에 대규모 임원 감축 행진이 본격화하고 있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역대급인 임원 30%를 감축하기로 한 데 이어, 삼성과 LG 등 주요 그룹은 물론 경기침체와 차이나 리스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통과 철강, 석유화학 등까지 전방위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예상되면서 재계에서 비용 효율 극대화를 위한 ‘극단적 긴축’과 인공지능(AI)·미래 기술 중심의 ‘세대교체’ 인사가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재계의 고강도 쇄신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로 인한 막대한 보상 비용과 실적 악화에 대한 철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임원 약 30% 감축이라는 고강도 쇄신안을 단행키로 했다. 이는 단순히 조직을 줄이는 것을 넘어, 의사결정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SK그룹 최고 의결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까지 조직 통폐합 등을 예고하면서, 그룹 전반의 ‘경영 효율화’ 기조도 확산하고 있다.
삼성·LG 등 주요 그룹도 조만간 고강도 연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미래 기술 경쟁력 극대화와 세대교체 가속화에 방점이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맞이하는 첫 연말 정기인사로, 강력한 성과주의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해 AI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핵심 기술 분야 리더십 교체·강화가 예상된다. 삼성은 최근 사업지원TF를 실로 승격하고 수장으로 전략·재무통인 박학규 사장을 새롭게 임명한 바 있다.
LG그룹 역시 AI·바이오·클린테크 중심의 미래 비전 실행력을 높이는 인사가 예측된다. 40대 젊은 기술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해 조직에 혁신 동력을 불어넣고, 조직 전체를 미래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 개편이 전망된다. 미국발 관세 폭탄과 철강 업황 불황 직격탄을 맞고 있는 포스코그룹 역시 조직슬림화와 세대교체에 방침을 찍은 지난해 인사(임원 15% 감축, 승진 30% 감소) 수준의 대대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농협중앙회 역시 지난 10일 고강도 인적 쇄신 방안을 발표해 오는 12월 초 인사 때 농협중앙회 및 유통, 금융지주 등 33개 계열사 대표이사·전무이사 등 임원 10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영성과와 전문성을 인사 원칙으로 삼고, 신규 임원 선임 때는 내부 승진자 및 외부 전문가 영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퇴직 후 경력단절자 재취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경기 불황과 중대재해 사고에 시름하고 있는 건설 및 자재 업체들도 쇄신 인사에 나서고 있다. 특히 LX하우시스 등은 지원 조직 임원을 줄이고 영업 임원 비중을 높여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임원들은 언제든지 옷을 벗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늘 긴장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대내외 불확실성과 AI를 기반으로 한 사업 대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어 앞으로 임원 감축 및 세대교체 인사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용권 기자, 이근홍 기자, 장석범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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