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사퇴로 ‘지휘부 공백’ 초래
‘항명’ 징계 · 檢개혁 대응해야
검찰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이 결국 12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다. 지난 7일 항소 포기 결정 후 닷새 만이다. 노 대행이 법무부 등 외압에 굴복했는지, 자체적으로 판단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노 대행은 물론 검찰과 법무부까지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 대행은 “검찰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항소 포기 결정이 정무적 판단 결과라고 시사했지만, 결국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제외한 모두가 패자가 된 최악의 악수가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대행은 전날 사의 표명 뒤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해 “제가 한 일이 비굴한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우리 검찰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노 대행 발언은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최대 현안인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를 위해 정부·여당을 의식한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노 대행은 항소 포기 5일 만인 12일 오후 사의를 표했다. 그는 사퇴 직전까지도 검찰 위기 상황에서 후임자 없이 물러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행의 정무적 판단과 달리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후폭풍으로 검찰은 여권의 검찰개혁 압박을 수뇌부 없이 헤쳐 나가야 하는 지휘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검찰 내 서열 1∼3위로 꼽히는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장이 나란히 사퇴한 건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더불어민주당발 검사 항명 징계 압박도 맨몸으로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노 대행 사퇴를 요구했던 평검사들은 물론 대검 부장(7명)과 일선 지검장(18명), 지청장(8명) 등에 대한 징계가 현실화하면 검찰 조직은 사실상 ‘식물’ 상태에 놓인다.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역시 정 장관·이 차관 사퇴론 등 ‘구두 수사지휘’를 둘러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그동안 법무부는 사전 의견 조율이었을 뿐 수사지휘권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오히려 정식 절차 없이 노 대행에게 구두로 수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임 심우정 검찰총장 사임 이후 4개월 동안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기약 없는 대행 체제를 이어가도록 방치한 대통령실 역시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여파로 검찰 수뇌부가 줄사퇴하면서 항소심을 재배당받은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최은정·이예슬·정재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최영서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