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횡령금 대부분 게임·도박 탕진
제주시청, 쓰레기 봉투 판매 편의점주 신고까지 ‘깜깜’ 뒤늦게 사과
제주=박팔령 기자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 대금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에 선 제주시청 소속 30대공무원이 공소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임재남)는 13일 A(36) 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제주시 생활환경과 공무직이었던 A 씨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제주시청 생활환경과에서 종량제봉투 공급과 관리 업무를 맡으며 총 3837차례에 걸쳐 6억51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 씨는 지정 판매소에 종량제봉투를 배달한 뒤 현금으로 대금을 받고 나서 주문 취소 건으로 처리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제주시 한 편의점주가 쓰레기봉투 거래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A 씨는 2018년 30여 차례였던 범행이 적발되지 않자 점차 횟수를 늘려 지난해에는 110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횡령한 돈은 생활비와 온라인 게임, 사이버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퇴직금 등 재산에 대해 몰수보전했다. 몰수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A 씨는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현금’이 아닌 ‘카드’로 쓰레기봉투 대금을 결제하면 수법상 횡령이 어렵다는 취지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A 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는 횡령액이 많지 않아 크게 다투려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려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증거 인부를 위해 12월 11일 오전 A 씨의 공판을 속행한다.
한편 제주시는 A 씨의 횡령 사실을 올해 7월 초에야 한 편의점주의 신고가 접수되며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7년간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자체 조사 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완근 제주시장이 직접 나서서 사과하기도 했다.
박팔령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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