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사진 작가 조르주 루스 내한
90년대 청계천 재개발 기록 주목
27년만에 ‘서울, 기록의 단면’ 전
서울의 변화를 기록한 프랑스 작가가 27년 만에 다시 서울과 만난다. 공근혜갤러리는 프랑스 설치 사진 작가 조르주 루스(Georges Rousse·78)의 개인전이 이달 21일부터 개최된다고 밝혔다. 내달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1998년 한국에 처음 그의 작품을 소개한 공근혜 대표와의 인연을 기념하며, 27년 만에 다시 열리는 특별한 자리다.
전시에는 1990년대 서울 청계천 황학동 재개발 현장을 배경으로 한 ‘서울, 1998’ 2점과 현장 설치 작업을 준비하며 구상한 수채화 드로잉 신작들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특히 27년 전에 제작된 ‘서울, 1998’은 오늘날 급격히 변화한 서울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시각적 기록으로 평가된다.
“2000년,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동방의 빛 전을 준비하며 98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철거를 앞둔 낡은 양옥집 외벽에, 사라질 공간을 기념하기 위해 붉은 원을 그렸습니다. 나에게 붉은색은 사진에 필요한 태양빛을 상징합니다. 이 작품은 폐허의 어둠 속에서 빛을 상징하는 제 방식의 인사였습니다.”
27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이 이렇게 회상한 루스는 고층 빌딩과 아파트 단지로 새롭게 변신한 청계천 풍경 앞에서 과거의 폐허를 떠올리며 깊은 감회를 전했다. 장소의 기억과 역사를 담아내는 그의 작업 의도처럼, 이번 귀환은 또 다른 서울을 담는 작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서울, 1998’과 더불어, 지난 9월 성곡미술관 30주년 기념전에서 선보인 설치 프로젝트 ‘서울, 2025’의 사진작과 수채화 드로잉 작품도 공개된다. 또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진행된 사진 작품 6점과 수채화 드로잉 17점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78세의 프랑스 노장, 조르주 루스 작가의 수십년에 걸친 서울 프로젝트 작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며, ‘장소와 기억’을 예술로 기록하는 그의 긴 여정을 조망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조르주 루스는 사진을 매개로 회화, 건축, 드로잉을 아우르는 설치 작업을 이어온 세계적인 작가다. 주로 철거 예정지나 버려진 건물을 원재료로 삼아 공간 위에 직접 색채와 도형을 그려 넣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구도와 빛, 건축적 구조가 어우러진 시적 변형을 통해 장소의 기억과 역사, 그리고 인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회화·조각·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작업 방식은 국제 미술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1981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래 세계 곳곳에서 전시를 이어왔으며, 파리 그랑 팔레, 워싱턴 D.C. 허쉬혼 미술관, 중국 국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1988년 국제사진센터(ICP) 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솔 르윗의 뒤를 이어 벨기에 왕립 아카데미 준회원으로 선출됐다.
박동미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