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상으로 높인 장바구니 물가가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오자, 미국 정부가 중남미 국가들과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일부 수입품 관세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관세 정책의 방향을 잇따라 바꾸는 미국 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콰도르·과테말라·엘살바도르 등 4개국과 공동성명을 각각 발표해 이들 국가의 기계류, 의료·보건제품, ICT 제품, 화학물질, 자동차, 특정 농산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섬유·의류 등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세부안을 확정한 뒤 서명과 각국 국내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가 미국 내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자극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재배하지 않는 커피·바나나·과일 등에 대한 중요한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며 “가격이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도 “커피·코코아·바나나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아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며 “관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왔다면 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이들 농산물의 주요 대미(對美) 수출국이며, 엘살바도르·과테말라의 섬유·의류 관세 완화 역시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물가 이슈’를 앞세워 승리한 점을 거론하며 소비자 불만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아르헨티나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서는 “상호적·양자적 시장 접근 조건을 개선한다”는 신중한 표현이 사용됐다. 미국 내 축산 농가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소고기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즉각 수사 착수를 지시한 사실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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