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단점유 사례 3년간 5799건

 

퇴거비용 없거나 영업 손해 이유

임대차 계약 종료에도 시설 점유

 

변상금 241억 중 88억 징수 못해

市, 현안사업 추진 차질 빚어도

지방선거 앞두고 행정집행 부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돈의문박물관마을 일부 상점들이 계약이 끝난 뒤에도 퇴거하지 않고 있어 서울시가 골치를 앓고 있다. 이와 같은 무단점유로 변상금이 부과된 사례는 최근 3년(2023년~올해 8월)간 약 580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부과된 변상금 총액은 240억여 원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액은 징수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와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시설을 점유해 변상금이 부과된 사례는 최근 3년간 5799건(중복 포함)에 달했다. 부과된 변상금 총액은 241억6200만 원인데 이 중 실제 징수한 변상금은 약 153억 원이었다. 37%에 해당하는 88억 원은 변상금 징수조차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공유재산법에 따라 재산의 사용료나 대부료의 120%에 상당하는 금액인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무단점유가 계속되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DDP 1층 아트홀 카페 공간을 사용 허가 기간(2023년 3월)이 지난 이후 임대공간이 아닌 시민 콘텐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소송전이 벌어지며 차질을 빚고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경희궁지와 국립기상박물관, 서울시민대학, 서울시교육청, 돈의문박물관마을 등 주변 공공부지 약 13만6000㎡ 일대를 서울광장 10배 규모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밝혔으나 임차인들의 무단점유가 이어지며 철거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무단점유를 하는 이유로 퇴거할 비용이 없다거나 임차 기간 코로나19 등으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지 못해 손해만 봤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변상금에 비해 무단점유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5799건 중에는 매년 변상금을 내면서도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변상금 규모보다 사업을 영위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무단점유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공유재산을 점유하거나 공유재산에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 원상복구 명령 및 행정대집행을 통해 무단점유를 해소하며, 변상금을 체납할 경우 독촉 및 재산압류 등의 체납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이나 압류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시 관계자는 “일부는 실제로 생계가 어려운 업자도 있을 수 있고, 소상공인을 쫓아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승주 기자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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