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폭 그림중 ‘오도전륜대왕’ 1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반환 결정

6·25 전쟁 직후 미국으로 반출됐던 조선시대 불화 ‘시왕도’(사진)가 71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시왕도 한 점을 강원 속초시 신흥사에 반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14일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이날 신흥사와 시왕도 반환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민간단체인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와 신흥사 주도로 지난 2023년부터 반환을 위해 협의를 벌인 결과다.

신흥사 시왕도는 조선 후기인 1798년 제작된 불교 회화다. 시왕도는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서 심판을 주관한다는 10명의 대왕을 한 폭에 한 명씩 그린 그림을 가리킨다. 신흥사 시왕도 10점 중 6점은 지난 2020년 미국 LA카운티미술관에서 한국에 반환됐으며, 이후 강원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돌아오는 것은 남은 4점 중 1점인 ‘제10오도전륜대왕’으로, 10명의 저승세계 왕 중 마지막 왕인 오도전륜대왕을 그린 것이다. 오도전륜대왕은 죽은 지 3년이 된 사람에게 마지막 심판을 내리는 왕으로, 죄인들이 다음 생에서 태어날 곳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가로 91.4㎝, 세로 116.8㎝ 크기 그림에는 정교한 필선과 채색이 담겨 있다.

시왕도는 원래 신흥사 명부전에 걸려 있었으나 6·25 전쟁 직후 혼란기인 1954년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지난 2007년 이를 소장자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와 신흥사는 지난 2023년부터 미술관과 본격적인 시왕도 반환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위원회가 미술관에 시왕도의 불법반출을 입증하는 17여 분 길이의 증언 채록 영상을 보내면서 협의에 큰 진전이 이뤄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시왕도 중 나머지 3점은 소장자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이들도 돌아올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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