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 원전3기 더 필요한데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량 상향

‘계속 운전’ 심의도 수년씩 걸려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지만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원전 수명 연장 심의 지연과 신규 원전 건설 차질이 이어지며 전력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화력발전 축소 등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하면서 기저 전력으로서의 원전 비중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3일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는 전력 수요 구조 변화에 비춰보면 최소한의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3년 5TWh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올해 8.2TWh에서 2038년에는 30TWh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출력이 1.4GW급임을 감안하면 3기의 연간 발전량과 맞먹는다. 여기에 화력발전 축소·NDC 상향안까지 더해지며 원전 확대 압력은 더 커진다. 정부가 내놓은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할 계획이다.

문제는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과 신규 원전 건설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리 2호기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속운전을 신청한 2023년 3월부터 허가까지 2년 8개월이 걸렸다.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계획도 부지 선정,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출범한 부지선정위원회의 마지막 회의는 지난 7월로, 이후 절차는 멈춘 상태다.

신규 원전 건설에 10년가량 걸리는 점과 지역 내 반발 여론으로 마찰을 빚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2038년까지 제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전력수급계획 이행 차질은 결국 정전 우려로 이어진다”며 “계속운전 허가나 신규 원전 건설이 늦어지면 10년 후엔 전력 부족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구혁 기자
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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