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구 문화부장

12일 K-팝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소속사 어도어와의 갈등으로 지난해 11월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고 소송 중이던 뉴진스가 복귀를 선언했다. 무대 위에서 모습을 감춘 지 1년 만이다.

먼저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 1년간 참으로 못 볼 꼴이 얼마나 많았나. 갓 데뷔한 10대 신인 걸그룹 멤버 5인이 소속사와 대립하며 남을 탓하고, 법정을 드나들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좋을 땐 언제고, 이해관계가 충돌한 어른들 사이에 휘말려 무대 밖을 맴도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하이프 보이’와 ‘디토’, ‘슈퍼 샤이’와 ‘ETA’ 등으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던 중에 불거진 어이없는 순간이었다.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이 있을 곳은 법정이나 마라톤 레이스, 남극이 아니라 팬들이 열광하는 무대 위여야 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는 냉정한 곳이다. 제아무리 뉴진스라 해도 활동을 중단하고 소송이 길어지자 팬심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버니즈(뉴진스 팬덤명)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응원했을지 몰라도 TV와 라디오, 콘서트 무대에서 그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팬들의 기억에서도 희미해졌다. 대신 다른 걸그룹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베이비몬스터, 아일릿, 캣츠아이, 이즈나 등 지난해 새로 데뷔한 걸그룹만 20개 팀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캣츠아이는 벌써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어워즈의 신인상 등 2개 부문에 후보 지명까지 됐다. 그동안 속절없이 동료들을 지켜봐야 했던 뉴진스 멤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래서 몇 가지 진심으로 당부하고 싶다. 첫째, 더 이상 ‘슈퍼 루키’를 기대하지 말라. 1년 전까지만 해도 뉴진스 신드롬은 가히 세계의 문화적 현상이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신드롬이 식었고, 오랜 공백으로 인한 기대감도 바닥이다. 다시 신인이자, 4년 차 경력 그룹으로서 패기와 경험을 잘 버무려야 한다. 1년 전 인기에만 기댔다간 그대로 소멸될 수도 있다. 둘째, 5명이 다시 똘똘 뭉쳐야 한다. 이번 컴백에서 개운하지 않은 지점은 해린과 혜인이 소속사와 상의해서 먼저 복귀를 발표하고 약 2시간 30분 후에 민지, 하니, 다니엘이 합류했다는 점이다. 복귀와 관련해서 분명 내부 의견의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 서로 떨어져 있었기에 연락이 여의치 않았을 것으로 믿고 싶다.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합치기로 했으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조건 없이 뛰어가기 바란다. 어도어와의 계약 기간이 2029년까지 앞으로도 4년이나 남았다. 4년간은 뉴진스로서 열심히 뜻을 모으고 그다음에 각자의 길을 모색해도 늦지 않다. 셋째, 이제 뉴진스도 어른이 됐으니 스스로 책임 있게 행동하라. 17세인 막내 혜인을 제외하곤 모두 법적 성인이 됐다. 이는 곧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더는 어른들의 싸움에 말려들지 말기를 바란다. 균형 잡힌 사고와 상식 있는 언행으로 과연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기 바란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시대의 상징이 되겠다”며 활기차게 데뷔했다. 제발, 새로 돌아온 뉴진스는 이런 초심을 앞으로 더욱 잘 새기길 빈다.

김인구 문화부장
김인구 문화부장
김인구 기자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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