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동학대 피해 3만1733건 지자체 미통보, 2만7957건 지연 통보

노인학대 피해 1만1690건 미통보, 1만2262건 늑장 통보

감사원 “추가 학대도 확인, 통보 누락 개선하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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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경찰에서 법정 통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아동·노인 학대 피해자 8만여 명이 제때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일보가 15일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경찰청 감사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경찰이 법정 통보 의무를 지키지 않았거나 지연시킨 아동학대 의심 피해자 수가 2년 6개월간 5만9000여 명에 달했다. 노인학대 의심 피해자의 경우 2만3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2013년부터 전국 시도경찰청에 가정폭력 피해자보호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동이나 노인 대상 학대 범죄가 발생하면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과는 다르게 취급하는 피해자 보호 연계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경찰 통보가 제때 이루어져야 복지 혜택이나 쉼터 등 보호 서비스가 작동하고, 학대 전문 수사도 진행되는 구조다. 아동학대처벌법과 노인복지법은 가정폭력 사건 조사 중 아동·노인 학대 의심 정황이 발견되면 지자체나 노인보호전문기관이 필요한 보호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이 통보해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일선 경찰의 통보 누락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3월부터 2024년 9월까지 2년 6개월 간 경찰이 접수한 아동학대 사건은 총 11만2510건이다. 경찰은 그중 28.2%인 3만1733건을 지자체에 통보하지 않았다. 통보한 7만8139건 중 35.8%인 2만7957건은 법이 정한 48시간을 넘겼다. 1년을 넘긴 경우도 21건으로 나타났다.

노인 학대 범죄도 마찬가지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경찰이 접수한 노인학대 사건은 총 3만7119건이다. 이가운데 31.5%인 1만1690건이 노인보호전문기관에 통보되지 않았다. 1만2262건은 늑장 통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경찰이 통보를 누락·지연한 결과, 지자체가 추후 조사에 나섰을 때 아동폭력 가해자가 다른 자녀를 추가 폭행한 사실이 확인되고 분리조치나 수사의뢰가 늦어지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감사원에 “현장에 통보 관련 지침을 재강조 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아동·노인학대 신고 누락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경찰의 통보 지연·누락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서 인식하는 아동·노인 학대 피해 규모가 절반 규모로 과소 집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지적도 했다. 전체 가정폭력 사건 63만5011건 중 4만6134건은 아동학대 사건에 해당하지만 현장에서 통지하지 않아 집계 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나타났다. 2만4478건은 노인학대 사건임에도 일반 가정폭력으로만 집계됐다. 각각 1.4배, 1.6배 과소 집계됐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강한 기자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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