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진 변호사

특검의 영장이 남발되고 있다. 특히 심한 것은 내란특검이다. 남발의 결과는 기각이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이었다. 박 전 장관이 계엄 직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하고 합수부 검사 파견과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검토한 것에 내란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법무부 검찰과의 국회 입법독재 검토 문건은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시각이다. 또한, 출국금지 담당 직원에게 출근을 지시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법원은 박 전 장관의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다고 봤다. 1차 기각 결정 이후 특검은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고 혐의도 추가했지만, 의미가 없었다. 박 전 장관에게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도 없다고 봤다. 그러므로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검은 박 전 장관을 불구속기소 하겠지만, 무리한 영장 청구였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황교안 전 총리 체포 해프닝은 더 심각했다. 황 전 총리에 대한 주된 혐의는 내란선동인데 구체적으로 계엄 직후 사회관계망(SNS)에 ‘계엄령 선포로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척결하자’는 등의 글을 올린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우원식과 한동훈을 체포하라는 황당한 내용도 있었다지만, 내란특검은 우리 국민이 그 정도 SNS 글로도 선동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법원은 ‘객관적 사실관계에 관한 증거들이 상당 부분 수집되어 있다’고 봤다.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는 말이다. 황 전 총리의 글은 아직도 SNS에 남아 있고, 특검은 다 캡처해 놨을 것인데 어떻게 증거인멸 하겠는가? 그렇다고 황 전 총리가 도주라도 하겠는가?

계엄도 내란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4도10978 판결) 그러나 내란선동이 되려면 내란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폭력행위를 선동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가 헌법에 따라 계엄 해제를 요구하자 이를 해제했다.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어야 하고, 국헌문란이란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형법 제91조) 여기서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것이지만, 적어도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대법원 96도3367 판결) 그런데 5∼6시간 만에 해제된 계엄에 그러한 시간적 상당성이 인정될 수 있을지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큰 것이다. 결국, 특검은 영장청구를 만연히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것도 전직 법무부 장관들을 상대로.

우리나라 역사상 전직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딱 두 번 있었다(한덕수와 황교안). 그런데 그것은 모두 내란특검이 청구한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 모두 기각됐다. 지금 실질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기관은 특검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 특검이 과거 검찰의 행태와 똑같은 일을 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검찰 출신 특검은 내란특검이 유일하다. 이러한 내로남불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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