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투자 시대 대비하라 - (1) 국내 증권사마다 분투

 

작년 8월 거래 오류 사고이후

4일 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

대체거래소 연동 시스템 도입

자동 환전으로 절차 간소화도

 

개인투자자 자주 활용하는 기능

모바일 앱에서 한번에 처리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 수요 확대에 맞춰 글로벌 거래 인프라 강화와 서비스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를 계기로 투자 편의성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종합자산관리계좌(IMA)와 발행어음 인가 확대를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도 본격 추진 중이다. 중개를 넘어 자산운용·유통 기능을 아우르려는 이 같은 변화는 스마트 투자 시대에 대응하는 증권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쏠림이 사상 최대로 치솟는 가운데, 낮 시간대 미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주간거래’가 14개월 만에 복원됐다. 지난해 ‘블루오션 사태’로 막혔던 거래 창구가 다시 열리면서 해외주식 투자 환경이 한층 안정되고 투자자 편의성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주식 보관액이 3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상황에서, 복수 대체거래소(ATS) 연동 등 안정 장치를 강화한 증권사들도 글로벌 거래 플랫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8개 증권사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주간거래가 재개되면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미국 주식 거래가 가능해졌다. 주간거래는 지난해 8월 한국의 주간 주문 처리를 사실상 독점하던 ATS ‘블루오션’이 접수된 주문을 일방 취소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모든 증권사에서 중단됐었다. 이번 재개 과정에서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블루오션·문(MOON)·브루스(BRUS) 등 복수 ATS를 연동하고 거래 오류 시 잔고를 복구하는 ‘롤백 시스템’도 도입했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급증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액은 2023년 768억 달러(약 112조 원)에서 올해 11월 기준 1661억 달러(242조 원)로 늘었다. 3년간 약 두 배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1215억 달러·약 177조 원) 대비로도 36.7% 불어났다. 외화증권 보관액 중 미국 주식 비중은 93.5%로, 한국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여전히 미국 시장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주요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거래 시간대까지 확대되면서 투자자 선택 폭이 더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주간거래 재개가 증권사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 기준 상위 10개 대형 증권사의 올해 2분기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합산 수익은 4726억 원으로, 전년 동기(2953억 원) 대비 약 60% 증가했다. 낮 시간대 주문이 가능해지면 위탁매매 기반 수익이 추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 편의성 강화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원화로 주문을 넣으면 자동으로 달러로 환전해 주는 ‘자동환전’ 기능을 도입해 환전 절차를 간소화했다. 소수점 투자, 예약주문, 관심종목 알림 등 개인투자자가 자주 활용하는 기능도 모바일 앱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최근에는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과 연동해 ‘간편주문’ 서비스를 확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종목 정보를 검색하다 매수 버튼을 누르면 별도 앱 설치 없이 증권사 매매 화면으로 연결돼 주문까지 가능한 방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투자 비중이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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