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둔 이재명 정부의 최대 외교 성과는 한국형 원자력추진잠수함(SSN)의 한국 내 건조에 대한 미국 지원과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구상을 처음으로 제도적 협력 대상으로 합의한 데에 있다. 한국형 원잠 건조와 농축 20% 우라늄의 안정적 확보는 위험 수위를 넘어선 북한·중국·러시아 전략원잠(SSBN)의 수중 대잠작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생존’과 직결되는 전략자산이다. 원잠과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호 윈윈하는 협력적 거래는 “한·미 간의 긴밀한 조선 해양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이 아니라 미래 해양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전략”(유용원 의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 원잠 확보와 관련해 기술·법·산업·안전 등 실무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복합 난제는 만만찮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팩트시트는 미국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절차를 법적 요건에 따라 지원한다’고 명시했지만, 이는 매우 높은 기준의 규제·안전·감시 체계를 요구한다”고 했다. 향후 협상에서는 △한미원자력협정(123협정) 및 추가적 원자력 규정의 해석·조정 △핵연료 조달 방식과 책임 △미국 핵추진체계 기술의 이전 범위 △원자로·선체 설계 및 건조 분담 △핵안전 규제기관과 지휘구조 마련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은 핵추진체계와 연료 관련 기술을 극도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기술 이전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유 연구위원은 “정상회담 결과에 포함된 ‘미국 조선업 현대화·확충을 위한 한국의 대규모 투자’와 ‘양국 간 MRO(유지·보수·정비)·조선소 현대화 협력’은 향후 SSN 사업의 한·미 공동산업 기반 구축과도 긴밀히 연계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SSN은 단순한 무기 획득을 넘어, 한·미 조선·핵기술·방위산업을 아우르는 동맹 구조의 재편으로 연결시킬 기회”라고 했다.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한국은 이미 자체 역량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원잠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국방과학연구소와 조선·원전 기업들의 협업으로 약 30% 수준의 설계 진도가 확보됐다”며 “한국 조선소들은 군용 잠수함과 대형 수상함을 다수 건조한 경험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기술·보안·비용·기간 등 모든 면에서 국내 건조가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은 MASGA를 통해 조선업 재건을 원하며, 급속히 불어나는 중국의 함정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함정의 MRO와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 기술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협상으로 한미동맹은 안보와 경제, 첨단 기술을 포괄하는 진정한 미래형 전략적 포괄동맹으로 발전·심화하게 됐고 양국이 윈윈하는 한미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평가했다. 국가안보실과 총리실, 국방부, 해군, 과기정통부 등 관련 부서가 원잠 조기 확보를 위해 국가 총력전과 함께 후속 실무협상에서도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최대한 확보하는 치밀한 접근 전략을 펴 국익을 최대한 챙겨야 한다.

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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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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