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vs “철저검증 필요”
美도 행정명령·관보 절차 준비
한·미 관세·안보협상의 후속 조치로 정부·여당은 ‘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3500억 달러 대미투자펀드가 국민 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국회 비준을 통해 철저히 검증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이달 내 발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달의 1일부터 인하된 관세를 소급 적용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도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과 관보 게재 등의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신중하고 꼼꼼하게 준비해 의원 입법으로 발의할 것”이라면서 “(기금을 조성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기구를 기재부 산하 투자공사 형태로 설립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특별법이 발의된 시점을 기준으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합의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꼼꼼하게 준비해 발의하고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넘겨도 된다”고 말했다. 법안 소관 상임위는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자명하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준 절차 ‘패싱’은 ‘반헌법적 행위’라는 주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약 500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국민 경제의 재정부담이 MOU에 담겨, 명칭 여하 불구하고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며 “(비준이 아닌)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절대다수 의석의 힘으로 소수 야당을 배제하고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국회 차원의 검증과 비준을 원천 회피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미국 외 다른 국가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비해 전략적 측면에서라도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회 동의를 받아야) 다른 나라에서도 함부로 이런 거 하자고 힘든 조건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헌법 60조를 보면 조약이나 법률이 비준의 대상으로 돼 있다”며 “이번 MOU는 조약, 법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윤정아 기자, 윤정선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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