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협상 막전막후
“러트닉에 ‘잘해보자’ 취지 문자
美는 최후통첩으로 알고 반응”
한때 한·미 관세 협상 최종 합의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로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것과 달리 APEC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극적 합의에 이른 것은 김정관(사진)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보냈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이 ‘앞으로도 계속 협상을 잘해보자’는 취지로 보낸 메시지를 러트닉 장관이 ‘한국의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데 미국 역시 협상 결렬까진 원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깨진 것에 관해 “(APEC 정상회의 전에) 러트닉 장관한테 문자를 보냈다. ‘오랫동안 여기까지도 잘해왔는데 마지막 관문이 남았고, APEC은 APEC이고 협상을 계속 이어가자’는 메시지를 7시 40분쯤 보냈다”며 “그로부터 한 1시간 뒤에 한국 측 의견을 받아주겠다는 (러트닉 장관의) 문자가 왔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간 협상이 깨졌다는 식의 관측이 나오지 않도록 양측이 메시지 관리를 하자는 취지였지만, 김 장관은 “그 문자를 미국 측은 한국의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이 문자를 보낸 시기는 지난 9월 총 3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금 선불’을 요구하던 때였다. 이에 한국 측은 분납이나 원·달러 통화스와프 등의 안전장치를 요구했으나 미국 측은 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김 장관은 해당 문자에 관해 “양국의 기본적인, 일종의 체면은 살리자는 정도의 문자였다”며 “그걸 미국 측에서는 최후의 문자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번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 “과락은 면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우리가 조선업 같은 업종이 몇 개만 있었으면, 미국이 정말 아쉬운 업종이 있었으면 이번 협상의 내용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소회했다. 또 지난 15일 SNS에 올린 글에서는 “협상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한 만큼 다소 완화하는 데 그쳤다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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