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대북용, 美는 中견제 시사

日은 비핵3원칙 재검토 가능성

中은 외교채널 통해 우려 전달

한국의 원자력잠수함에 대한 한·미·일·중의 동상이몽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원잠을 ‘대북(對北)용’이라고 포장하지만, 미국은 대중(對中) 견제책으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비핵 3원칙 재검토’를 띄우며 원잠 도입 의지를 내비치고 있고, 중국은 우려 표명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원잠으로 복잡해진 동북아 안보 변수에 ‘이재명표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의 원잠을 승인한 것은 대중 견제 전략에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14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그 잠수함(한국의 원잠)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 ‘스파이더맨’의 대사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를 인용하며 “미국은 동맹과 함께 협력해 경쟁적 위협인 중국과 관련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원잠 논의 상황을 주시 중인 일본 역시 원잠 보유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이른바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할지 검토 중이라는 교도통신 보도도 14일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1일 중의원(하원)에서 3대 안보 문서 개정 시 비핵 3원칙을 견지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이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표현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실제 비핵 3원칙이 재검토되면 일본 내 원잠 도입을 반대하는 논리도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반응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일을 하지 그 반대를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원칙론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원잠 협력은 단순히 상업적 협력 차원을 넘어 국제 비확산 체제와 역내 평화 안정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한국 측도 신중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다이 대사는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측에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일관되고 현실성 있는 위협 평가를 바탕으로 대중 전략의 좌표를 찍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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