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도입 R&D비용 면제 취소도
세부사항 바뀔 가능성 대비해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를 통해 공개된 합의사항이 동맹 강화 성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모호하고 불명확한 표현이 담겨 향후 해석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과도한 요구를 받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협상 방식이 변동성이 큰 만큼, 세부사항이 바뀔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는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 증진”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구체적 프로젝트는 명시되지 않았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국이 주한미군에 총 330억 달러(약 48조 원)를 포괄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지원 기간이나 세부 사용처가 명확히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는 이 금액이 10년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SMA) 등을 포함한 ‘최대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기존 SMA의 틀을 벗어나 주한미군 유지비용 외 새로운 항목을 포함해 한국에 연간 5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의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해석의 여지가 남았기 때문에 향후 SMA 협상에서 한국의 부담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남은 셈이다.
한국의 미국산 무기 도입에도 모호한 내용이 많다. 양국은 무기 도입에 250억 달러(약 37조 원)를 지출하기로 하면서 미국이 제공하던 미군장비의 개발설계비 면제(Waiver)를 취소하는 데 합의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 면제조항은 미국이 동맹국에 무기를 판매할 때 연구·개발(R&D) 비용을 제외해주는 혜택이다. 한국은 그동안 이를 통해 수천억 원을 절감해 왔다.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 무기에 대해 개발비용 전액을 부담하게 될 경우 실질적인 무기 도입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한미군에 대한 표현도 일부 바뀌어 논란을 낳고 있다. 기존에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는 “주한미군이 현재 전력 수준을 유지한다”는 표현이 관례적으로 포함됐다. 이 표현이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주한미군이 전력화 태세를 유지한다”로 대체됐다. 향후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규모를 감축하거나 재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주한미군 주둔의 안정성을 명확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반도의 비핵화’ 대신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담은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수사적 의미”로 보고 있다.
정선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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