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정상회담(지난달 29일) 이후 16일 만에 합의를 구체화한 공동 설명자료(JFS)가 발표됨으로써 관세 등 한미관계의 불확실성이 대거 해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대통령 비서실장이 ‘을사년’ 국권 침탈까지 떠올렸다는, 터무니없는 미국 측 요구에 대해 대체로 선방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번 한미 JFS는 이 대통령에 대한 ‘친중반미’ 의구심 해소를 넘어 안보·산업·기술 등 21세기 포괄동맹의 이정표 성격도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한국 측이 내주는 것은 구체적인 데 비해, 미국 측으로부터 받는 것은 추상적이며 실현 여부를 확신하기 힘들 정도로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주한미군 주둔용 천문학적 예산 투입을 결정했음에도 미국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허용 등에 대해 확답한 게 하나도 없다. 미국 측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 ‘연료 조달 방안 등을 위해 협력한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 메시지와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원잠용 소형 원자로 제공은 대통령 행정명령으론 어려워 의회의 관련법 개정 없인 요원하다. 미국은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해서도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만 맨 끝에 담았다. 미측은 ‘123협정(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따라’‘미국의 법적 요건에 따라’라는 단서도 붙었다.
정부는 주한미군에 10년 동안 330억 달러(47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 분담금은 연 10억 달러 수준인데, 3배 이상 늘려야 한다. 세부적으로 복잡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추가 협상과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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