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주범들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에 따른 부작용이 즉각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추징을 구형한 1011억 원 중 1원도 선고받지 않은 남욱 변호사는, 법원이 검찰 요청으로 동결한 514억 원에 대한 보존 해제를 요구한 데 이어 자기 법인 명의의 서울 강남땅을 500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한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불법 수익에 대한 국고 추징 길을 막아버린 황당한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다. 주범들 입장에선 성남시의 추징 보전 요청에 앞서 한시바삐 현금화하는 게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상급심에서 당연히 다퉈야 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한 것은, 공권력이 정의 실현에 앞장서기를 바라는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국고로 환수해야 할 자금을 범죄자에게 쉽게 돌아가게 했다는 점에서 국민에 대한 배임 범죄 혐의도 된다.

이뿐 아니다. 업무상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남 씨는 검찰의 항소 포기 직후 서울중앙지검에 ‘추징 보전 해제 절차’를 문의하면서 “국가배상 청구도 검토하겠다”는 협박성 입장을 밝혔다고도 한다. 앞서 검찰은 민간업자들의 실명·차명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해 모두 2070억 원을 묶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의 7814억 원 추징 구형에 대해 김만배 씨의 428억 원 등 473억 원만 추징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간업자가 얻은 최소 4000억∼5000억 원의 이익이 공사 측 손실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 수치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수천억 원의 불법 수익, 즉 장물(贓物) 가능성은 인정한 셈이다.

이런 황당한 결정을 주도한 사람들은 대장동 공범이나 마찬가지다. 알아서 누운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항소를 포기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항소 포기를 번복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정의는 실현된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줄 모든 조치를 강구할 필요도 있다. 그러지 않으면 머지않아 유권무죄(有權無罪) 세상이 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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