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728조 예산안 심사

 

AI 명분 예산 신규편성도 요구

지역 특정한 사업들 다수 있어

상임위 7곳, 6조8000억 순증

“나눠먹기식, 결국 국민만 피해”

예산소위 가동

예산소위 가동

정일영(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소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받아든 국회 상임위원회가 예산 늘리기에만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미 올해 대비 8.1% 증액된 728조 원으로 ‘슈퍼 예산’인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등을 명분으로 지역구 챙기기에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비심사 결과를 거친 내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안에는 AI 관련 신규 사업이 대거 추가 편성됐다. ‘AI기반 공간컴퓨팅 산업 육성’(130억 원) ‘AI·모빌리티 SW생태계 조성’(100억 원) ‘조선AX(AI 전환)특화 AI모델하우스 구축·실증’(120억 원) 등이 예산안에 들어왔다. AI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해당 사업들은 정부 원안에 없었으나 상임위 위원들 요청에 따라 신규 편성됐다.

AI 사업 예산이 난립하면서 의원 사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구글 출신 정보통신 전문가인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0일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양쪽에서 철도를 짓는데 서로 만나지 않는 철도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업에는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과방위 한 의원은 ‘피지컬 AI기반 시험인증 서비스 지원 모델 구축’ 신규 사업으로 23억 원 편성을 요청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피지컬 AI 산업은 아직 본격화하기 전 단계”라며 사업 지역이 전주시로 특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공모사업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을 특정한 사업은 더 있다. 경북에 특화 AX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지역특화 강소 AX 생태계 조성’(20억 원)이나 ‘강원 의료 AX 산업 실증 허브 조성’(8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 과방위 관계자는 “지역구 민원성 예산 요청이 계속해서 들어왔다”고 했다.

219억 원 신규 편성이 요구된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도 지역구 의원들이 노리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과방위는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다른 소관기관 예비심사를 마치는 대로 전체회의를 열고 예비심사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전날 기준 상임위 예비심사를 마친 7곳의 심사 결과를 보면 예산 순증액이 6조8000억 원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증액만 약 1조5000억 원이었으며 감액은 0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경북 문경 저수지 준설사업’(50억 원)과 ‘충남 홍성군 물류센터’(4억 원) 등 지역구 예산이 곳곳에 들어가 있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12개 시·도 지방보훈회관 건립(38억 원),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광주 AI 디지털 노화산업 실증연구 지원센터’(10억 원) 등 예산 증액 요청이 예비심사에 포함됐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지역구 챙기기 문제가 심화할 경우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나눠먹기식으로 가면 결국 국민만 피해”라고 했다.

정지형 기자, 윤정아 기자, 전수한 기자
정지형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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