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 한가운데 주차장… 낙엽·담뱃갑 나뒹굴며 방치”
대장동 일당 부동산 현금화땐 수천억
17일 오전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남욱 변호사가 법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료주차장. 주차장은 강남 복판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것과 달리 관리가 전혀 안 되고 방치된 모습이었다. 낙엽은 물론 담뱃갑, 아이스크림 포장지 등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주차장 뒤편 반쯤 무너진 담벽 위에는 철근 수십 개와 건축자재들이 쌓여 있었다. 이날 이곳에 차를 주차한 정모(48) 씨는 “인근 한의원에 들를 때 가끔 주차하는데 빌딩 숲 한가운데 있는 노른자 땅을 겨우 주차장으로 쓰고 있어 의아했었다”고 말했다.
2021년 이 부지를 300억 원에 매입한 남 변호사는 최근 500억 원에 매물로 내놨다. 매매가 이뤄지면 4년 만에 200억 원의 이익을 거두는 셈이다. 해당 부동산은 현재 구로세무서에 압류 상태지만 거래 자체는 가능하다. 남 변호사는 검찰의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직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5층 건물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해제 절차를 요구한 상태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항소 포기 이후 남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천문학적 범죄수익을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들이 추징보전 해제 조치 직후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 검찰 추산 7400억 원대 범죄수익을 환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서울중앙지검은 추징보전 유지 방안을 찾고 있지만 항소 포기로 현실적 대응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남 변호사 등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7호 주요 관계자들의 자산은 대장동 개발사업 이후 부동산으로 몰렸다.
6년 동안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 가족들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천화동인 1~3호는 경기 성남 분당구의 타운하우스(62억 원)와 서울 서대문구 소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친 저택(19억 원), 중랑구 건물(90억 원), 양천구 단독주택(23억 원) 등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 변호사의 천화동인 4호는 2021년 강남구 역삼동에 약 300억 원 규모 부지, 정영학 회계사의 천하동인 5호는 2020년 신사동에 173억 원짜리 건물을 매입했다.
범죄수익 추징 방안으로 사실상 민사소송만 남은 가운데 성남시는 검찰이 동결한 2070억 원 전액에 대해 서둘러 가압류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김만배 등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즉각적 선제 조처를 하겠다”며 “7886억 원의 범죄수익 및 손해액 가운데 1심 재판부가 인정한 추징액 473억 원을 제외한 7413억 원도 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만큼 피해액을 끝까지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서 기자, 노지운 기자, 박성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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