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익숙한 2030대상 활발

실수인척 코인 보내 송금 유도

최대 4200만원 피해자도 나와

“혹시 내 방송 구경하러 올래요?”

지난 9월 A(23) 씨는 한 여성으로부터 “알아가고 싶어 먼저 연락드렸다”는 SNS 메시지를 받았다. 이 여성은 “인천에 사는 26세”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A 씨와 사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이후 여성은 “취미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데,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코인을 주겠다”며 라이브방송 사이트 가입을 유도했다. 이후 여성은 갑자기 “30만 코인을 보내려다 실수로 3000만 코인을 보냈는데 방송으로 들어와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미 회원권·본인인증 비용 명목으로 상당액을 지출했던 A 씨는,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여성의 말을 믿고 462만 원을 결제했지만 이후 여성과 연락이 끊겼다. 여성과 대화를 시작하고 피해를 보기까지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A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여성 및 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17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불특정 남성에게 여성처럼 행세하며 SNS로 접근한 뒤 라이브방송 접속을 유도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로맨스스캠이 최근 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성적 관심이 있는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 방심하게 한 뒤 “방송을 보러오라” “실수로 코인을 많이 보냈다”며 결제나 송금을 유도한 후 연락을 끊는 수법이다. 같은 수법에 피해를 본 B(23) 씨는 “연애경험이 없었는데 갑자기 여성이 친근하게 다가오니 홀리듯 빠져들었다”고 털어놨다. 같은 수법에 당한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이 모인 오픈카톡방 회원수는 이날 기준으로 100명이 넘었고, 피해 금액은 최소 60만 원에서 최대 4200만 원까지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대인 관계가 넓지 않아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2030 남성들이 이번 신종 로맨스 스캠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면 만남과 라이브 방송에 익숙한 젊은 남성들이 비슷한 범죄에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가상의 인물이 이상적으로 다가올수록 더욱 쉽게 빠져들고 가스라이팅까지 당하게 되는 것”이라며 “청년 세대에서 비대면 만남을 선호하는 문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로맨스스캠이 그 틈을 활용해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지운 기자, 이은주 기자, 노수빈 기자
노지운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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