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 검사장 강등 압박

 

검찰 내부 불만·분노 들끓어

“설명 요구한 게 왜 항명인가”

 

공수처, 경찰에 ‘노만석’ 이첩 요청

구자현 ‘침묵 출근’

구자현 ‘침묵 출근’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구자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 검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공식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로 촉발된 검찰의 집단행동이 전국 검사장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 검토로 이어지면서 검찰 내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법리에 어긋난 항소 포기에 대해 설명을 요구한 게 항명이냐”며 “정권의 검찰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실·법무부 등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해 입장문을 낸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전보 조치하는 징계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재억 수원지검장 등 일선지검장 18명이 검찰 내부망을 통해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를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낸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이름을 올린 검사장들은 징계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만큼 말을 아꼈지만 일선 검사들의 불만은 들끓었다. 박철완 부산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징계 검토는) 검사의 정당한 의사표시를 위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지금은 노 전 대행이 왜 통례에 반해 절대다수 검사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항소 포기 지시를 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한 부장검사는 “수십 년간 법리를 다룬 검사장들조차 설명을 요구한다는 건 그만큼 법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며 “설명을 요구한 것을 반발, 항명이라고 규정한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검사장급 인사는 “징계 검토는 ‘말 안 들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겁박이자 검찰 장악 시도”라고 말했다. 항소 포기 사태 이후 불명예 퇴진한 노 전 대행 후임으로 14일 전보 임명된 구자현 신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로 출근하며 징계 검토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묵묵부답했다. 한 현직 검사는 “구 대행조차 사임한다면 이제 대안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각에선 검사장들에 대한 징계 검토가 실제 징계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부 반발을 고려하면 법무부가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검 감찰을 먼저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보나 징계 등 명분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검사장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현실화하면 내년 10월로 예고된 검찰청 폐지 전 조직이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몰릴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항소 포기 결정으로 경찰에 고발된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건에 대해 경찰에 이첩을 요청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이후민 기자, 황혜진 기자, 강한 기자
이후민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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