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이 위인 지도는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남북을 180도 뒤집은 동아시아 지도를 말한다. 주한미군은 올해 초부터 브런스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내부 교육용으로 이 지도를 사용해왔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동쪽이 위인 지도는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남북을 180도 뒤집은 동아시아 지도를 말한다. 주한미군은 올해 초부터 브런스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내부 교육용으로 이 지도를 사용해왔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브런슨 사령관 국방부 출입기자단 서면 인터뷰

“북중러 동시에 영향”…‘대중 견제’ 집중 분석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미 육군 대장)이 17일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취약점이 아닌 전략적 이점”이라며 “(주한미군 등) 이곳에 배치된 전력은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기자단과 진행한 한반도의 남북이 정반대로 뒤집힌 ‘동쪽이 위(east-up)인 지도’ 관련 서면 인터뷰에서 “‘동쪽이 위’인 관점은 북한 미사일 고도화 등 국가를 넘나드는 여러 위협의 연결성을 시각화하고 한반도 근접성을 위험이 아닌 기회로 해석하도록 돕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그가 이날 주한미군 홈페이지에 ‘동쪽이 위인 지도 : 인도-태평양의 숨겨진 전략적 이점 공개’란 제목으로 A4용지 3장 분량의 글을 올린 걸 계기로 이뤄졌다.

‘동쪽이 위인 지도’는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남북을 거꾸로 뒤집은 동아시아 지도를 말한다.

이 지도엔 경기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기준으로 대만, 마닐라, 베이징(北京), 도쿄(東京), 평양까지의 직선거리가 표시돼 있다. 주한미군은 올해 초부터 브런슨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내부 교육용으로 이 지도를 사용해왔다.

지도를 보면 북한보다 대만, 필리핀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이 때문에 지도 공개 직후 일각에선 주한미군이 대북 억제 등 한반도 방어보단 대만 침공, 남중국해 분쟁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과 연계된 대중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5월 한국을 “일본과 중국 사이 떠 있는 항공모함”에 비유하면서도 해당 지도를 언급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은 러시아 북부함대, 중국 북부전구, 북한군 모두에게 비용 부과(capability to impose cost)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부과’는 자국의 강점을 부각하면서 타국에게 불리한 경쟁을 강요해 비용을 부과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와 관련,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우리 동맹은 전략적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으면서도 현존 전력과 대비 태세를 유지해 주변국 행동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기서 강화되는 억제 조치는 역내 안정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비어 브론슨 주한미군 사령관.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제이비어 브론슨 주한미군 사령관.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유연성은 준비 태세의 핵심 자산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위협은 여러 작전 영역과 경계를 넘나들며 진화한다”며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포함해 국가·비국가 차원의 다양한 도전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도에서 한반도는 단순한 전진 배치 지역이 아닌 내부 거점으로 재정의된 게 맞는가’는 질문에 “한반도는 오랫동안 전방에 위치한 외곽 거점으로 인식돼 왔다”라며 “관점을 바꾸면 접근성·도달성·영향력을 갖춘 전략적 중심 위치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어선 내부에 한반도 주둔 전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인식은 부대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배치를 어떻게 사고하느냐는 것”이라며 “‘동쪽 위’ 관점은 우리가 이미 결정적 공간에 있다는 현실에 기반하며 그 근접성을 활용해 지속 지원 계획과 연습, 워게임을 그 현실에 맞게 설계하도록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 7월 ‘거꾸로 된 지도는 무엇을 보여주는가’란 제목의 글을 전하는 방식으로 “미군이 이용하는 새 지도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보다 공세적으로 진화되었음을 알리는 산 증거”라며 “한국과 일본, 대만, 필리핀 등 미국의 추종세력들이 우리 공화국과 중국을 포위하는 구도로 설정”됐음을 입증한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박준우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