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前 한국연금학회장
국민연금 기금 운용수익률이 2023년 13.59%, 2024년 15.0%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리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민연금이 위험자산인 주식투자 비중을 꾸준히 높인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보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이라 할 채권 비중이 31.7%로 감소했고, 위험자산 비중은 67.8%로 늘어났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 29일 2026∼2030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서 2030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채권 30% △대체투자 15%로 의결했다. 그리고 2026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4.4% △해외주식 38.9% △국내채권 23.7% △해외채권 8% △대체투자 15%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9월과 10월의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올해 목표 비중 14.9%를 훨씬 넘어 기금운용본부의 재량 한도인 +3%P에 근접했다.
이에, 기금운용본부가 전술적 자산배분(TAA) 제도를 활용해 기왕에 설정한 자산별 목표 비중에서 2%P를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주가가 단기적으로 너무 급격하게 상승한 점이 지적된다. 지난 12일 블룸버그 통신은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기며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주가 변동성에 대한 베팅이 급증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고 보도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6조 원을 넘으면서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고, 은행 신용대출도 11월 들어 7일 만에 1조1800억 원 증가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동성과 빚투로 올린 주가는 외부 충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한편으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 한도를 높이는 것이 현 정부의 코스피지수 5000 국정 목표에 너무 조응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만, 현시점에서 국민연금이 당초에 세운 계획에 따라 국내주식 투자 한도를 넘어섰다는 이유로 국내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투자를 늘리는 것이 적절한가?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2020년 21.2%에서 2024년 11.5%까지 낮추고, 해외주식은 같은 기간 23.1%에서 35.5%로 높여 왔다. 최근 코스피 상승은 주식시장 선진화 조치와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에 성공적으로 부응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의 선전이 중심에 있다. 즉, 단순히 유동성 장세로만 치부할 수 없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조건으로 우리나라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가 약정돼 있다. 이에 더해 국내 기업과 근로자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연금보험료 재원의 해외 투자는 국내 자본의 유출과 산업 공동화(空洞化)를 부추길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대미 달러 환율이 1460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를 급속히 늘리는 것은 난센스다.
국민 부담 없이 기금 소진을 최대한 늦추는 방법은 운용수익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은 1988∼2024년 중의 연평균 수익률을 6.82%까지 안정적으로 높여 왔다. 지금 국민이 할 일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기금운용본부의 최선의 판단을 최대한 신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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