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은 조합비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제노동기구(ILO)도 협약에 명시하고 있다. 자율성 확보를 위해 정부나 사용자의 지원을 제한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영세사업장 등 취약한 노조의 대표성 보장이나 사회적 대화를 위해 정부가 도울 수는 있다. 이런 경우에도 투명성과 다른 이익단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돈’을 고리로 한 정치 편향이나 거래를 경계해야 한다.

정부가 내년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각각 55억 원의 임대 보증금과 사무실 개선 비용을 지원하는 예산안이 1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 예산안에는 없던 것을 끼워 넣었다. 민노총은 월세인 본관 사무실의 전세 전환, 한노총은 노총회관 승강기 교체 등의 용도라고 한다.

한노총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고, 민노총은 진보당 후보와 협약을 맺었으나 그 후보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며 사퇴했다. 혈세 지원은 ‘청구서’의 일부일지 모른다. 실제로 지난 9월 양 노총 위원장이 이 대통령과 회동할 때 거론했다고 한다. 민노총은 본부 예산만 연 200억 원이 넘는다. 산별 등 전체로는 100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노조 조직률이 13%대인 상황에서, 연봉 1억 원이 넘는 조합원도 많은 대기업·공기업 정규직 중심의 양 노총은 ‘귀족 노조’ 얘기를 듣는다. 양 노총이 기득권 강화를 외칠 수 있지만, 정부가 부화뇌동하면 국가 경쟁력도, 청년 채용도 나락으로 떨어진다. 없던 일로 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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