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전 총장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혼외관계 상담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서머스 전 총장은 이에 따라 당분간 공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서머스 전 총장은 “제 행동에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하며 공적 활동 자제를 선언했지만, 하버드대에서의 경제학 강의는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머스 전 총장이 엡스타인에게 혼외관계와 관련한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은 지난주 연방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문서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해당 문서에는 두 사람이 엡스타인이 체포되기 전인 2019년 3월까지 최소 7년간 긴밀하게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머스 전 총장은 한 여성과의 관계를 상세히 설명하며 “나는 그녀에게 경제학 멘토 이상의 존재가 아닐 것 같다”, “그녀가 피곤하다며 술자리를 거절했다”는 등의 하소연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1월 이메일에서는 “연락을 끊어야 할 것 같지만 서로 그리워할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머스 전 총장은 2005년부터 결혼 생활을 유지해 왔다. 그는 엡스타인이 2008년 플로리다에서 14세 소녀 성학대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에게 부적절한 관계 상담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머스 전 총장은 과거 엡스타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그가 2001~2006년 하버드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엡스타인은 학교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고, 서머스 전 총장 부인이 운영한 비영리 단체에도 후원금을 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서머스는 하버드는 물론 어디에서도 학생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며 하버드대에 그의 거취 정리를 요구했다.
한편 엡스타인은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뒤 2019년 뉴욕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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