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고성으로 항의하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나서 뜯어말리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김 실장의 갭 투자 의혹을 제기하고, 장녀가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음을 언급했다. 김 실장이 “일부 도와줬다”고 했으니, 나옴 직한 질의였다.

김 의원은 임대주택 예산은 늘리고 매입·전세 융자는 삭감한 것을 따지며 “따님한테 임대주택에 살라고 하고 싶으냐”고 물었고, 김 실장은 “딸을 거명해서 그렇게 할 필요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마이크가 꺼졌는데도 “왜 가족을 엮느냐”고 항의했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말렸지만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운영위원장인 김 원내대표가 크게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내는 곳인가” 하고 지적해야 했다.

요즘 일부 국회의원의 질의 수준이 한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김 의원 질문은 정중하다고 볼 순 없지만, 터무니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정책실장이 눈을 부라리거나 소리 지르는 것은 안하무인의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집권 반년도 안 돼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황당하다. 광역단체장 출마를 노린 ‘의도된 분노 표출’이라는 분석도 있다는데, 사실이라면 더욱 문제다. 분노조절장애든, 정치적 쇼이든 공직자 자격을 의심케 할 정도다. 그 시각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중동 등 해외 순방 중임을 생각하면 더 자중했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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