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전력은 국가 경쟁력을 판가름할 핵심 인프라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당면한 현실은 물론 에너지 경쟁력을 도외시한 ‘환경 도그마’로 흐르고 있어 걱정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7일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 탈석탄동맹(PPCA) 가입을 공식 선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이 정부 국정과제에 제시된 ‘2040년 석탄발전소 폐쇄’가 PPCA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화력발전소 폐쇄를 더욱 서둘러야 할 책임을 떠안게 됐다.
더 중대한 문제는, 2040년 폐쇄 목표조차 무리라는 사실이다. 김 장관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줄이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발표했다. 석탄 발전이든 온실가스든 등 감축 필요성을 부인하긴 힘들지만, 공백을 메울 대안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환경단체들은 그럴 수 있지만, 정부가 무책임한 약속을 해선 안 된다. 지난해 석탄은 전력 생산의 28.1%를 차지했고, 설비 용량은 세계 7위 수준이다. 중국·일본이 전력 수급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PPCA 가입을 미루는 이유도 알아야 한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AI 시대 기업 경쟁력의 70%는 안정적 전력 수급에 달려 있다”며 원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이 합리적인 인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싸지만 안정적이지 않은 재생에너지 중심을 외친다.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도입은 지지부진하다. 산업용 전기료는 경쟁력을 잃어가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이 대통령은 18일 UAE를 방문해 세계 원전 시장 공동 진출과 SMR 개발 협력 등을 약속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환경 단체 같은 모습을 보이니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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