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서산·포항·광양 ‘산업위기 지역’

 

광양 포스코제철소 협력사 11곳

2분기 매출 1년새 757억→ 696억

 

포항에선 제철공장 잇단 폐쇄

市 지방세 2년간 83.8% 급감

 

반도체 활황 - 전통제조업 와해 ‘양극화’

고율 관세와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철강 및 석유화학업계가 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한 직원이 가열로 슬래브를 점검하는 모습.  자료사진
고율 관세와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철강 및 석유화학업계가 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한 직원이 가열로 슬래브를 점검하는 모습. 자료사진

권도경·최지영 기자, 광양=김대우·포항=박천학·서산=김창희 기자

미국의 고율 관세, 중국발 공급과잉, 건설 경기 침체 등 ‘삼중고’ 탓에 철강·석유화학 산업이 휘청이면서 이들 산업 메카인 전남 광양·여수시, 경북 포항시 등 지역경제가 불황의 늪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공장 문이 닫히고 협력사 매출이 줄자,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도시로 떠나면서 지역 기업 생태계도 무너지고 있다. 반도체·방산 등 첨단산업이 활황을 맞고 있는 것과 달리 전통 제조업인 중후장대 업종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20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철강산업 의존도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광양시에선 협력사와 관련 업종 매출이 급락했다. 광양시 분석 결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매출 하락으로 파트너사(11곳) 매출은 지난해 2분기 757억 원에서 올 2분기 696억 원으로 8.1% 줄었다. 같은 기간 파트너사들의 신규 채용은 24.5% 감소했다. 우광일 광양상공회의소회장은 “광양은 80%가 철강에 의존하는 데 고율 관세 탓에 타격이 심각하다”며 “연 매출액 50억 원 이상 회원사 수가 10% 줄고 절반가량은 회비도 못 낼 정도”라고 말했다. 세수(稅收)가 감소하자 광양시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2022년 본예산 편성 기준 2084억 원이던 지방세는 올해 1691억 원으로 3년 만에 393억 원 줄었다.

‘철강 메카’ 포항시에선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1선재공장, 현대제철 포항 2공장이 잇따라 폐쇄됐다. 공장이 닫히자 협력사도 경영위기로 내몰렸다. 철강산업발(發) 고용 한파로 포항시 인구는 2022년 50만 명대가 무너진 데 이어 올해는 10월 말 기준 48만9000여 명으로 내려앉았다. 이 지역 철강업체가 포항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지난해 157억 원으로 2022년 969억 원에 견줘 83.8% 급감했다. 포항 최대 상권인 중앙상가는 10곳 중 4곳이 공실로 도심 기능 상실 우려마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12조4885억 원에서 2023년 4조5648억 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1조2920억 원인데 연간 합산이익이 2년 전 영업이익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최근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에서도 현행 50%인 철강 관세 조정에 대한 내용이 빠지면서 미국발 관세 폭탄에 그대로 노출된 처지다.

국내 2위 석화 생산능력을 갖춘 대산공단이 경영난을 겪자 충남 서산시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산읍 일대 식당가는 하루 매출이 반 토막이 난 실정이다. 공장 가동률이 30%대로 떨어지면서 협력업체 인력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지난해만 해도 점심시간에 식당마다 대기 줄이 길었는데 현재는 고작 몇 테이블만 채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석화 ‘빅4’인 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3년 영업손실 71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권도경 기자, 최지영 기자, 김대우 기자, 박천학 기자, 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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