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대유행 우려

 

최근들어 4주 내내 증가세 기록

바이러스 검출률 2주새 18%P ↑

아동·학령기 청소년에 발병 집중

손주 돌보는 고령층도 확산 주의

올해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지난 10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올겨울 독감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독감 환자는 학령기 청소년을 중심으로 최근 4주 내내 늘어나, 지난해 이맘때의 14배 수준에 달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차(11월 9∼15일)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는 66.3명으로, 직전 주(50.7명)보다 30.8% 증가했다. 1000명당 독감 환자는 42주차 7.9명에서 매주 늘고 있다. 올해 46주차의 독감 환자는 1년 전 같은 기간(4.6명)의 14.4배에 달한다. 45주차부터 46주차까지의 기간만 두고 보면, 독감 환자 수는 지난 10년 중 가장 많다고 질병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달 17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던 2020~2023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 중 가장 이른 발령이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은 44주에 19.0%에서 46주에 36.9%까지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검출률(3.6%)의 10배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 독감 입원 환자 수도 46주에 490명으로, 역시 4주간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44주 201명에서 45주 153명, 46주 14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46주차 병원급 의료기관 입원 환자(67명)와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1000명당 독감 환자는 7∼12세(170.4명)와 13∼18세(112.6명) 등 학령기 청소년에 집중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오지 않았는데 유행 규모가 크고 방학까지 1~2개월 남아 있는 만큼 학령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동과 청소년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예약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A(42) 씨는 “동네 소아과 병원이 온라인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예약했는데도, 대기 순번이 80번이었다”면서 “해당 소아과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하루에만 500명 정도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학령기 청소년 중심의 독감 유행이 손주들을 돌보는 고령층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령일수록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높아져 치명률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

현재 주로 유행 중인 독감 바이러스는 A형(H3N2)이다. H3N2는 감염력이 높고, 특히 고령층에서 중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H3N2 바이러스 감염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근육통, 기침, 인후통, 콧물, 두통, 구토 등이 주된 증상이다. H3N2 바이러스는 항원 변이가 매우 빠르고 자주 일어나는 특징이 있어 백신 접종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여름 호주, 뉴질랜드에서 대유행했고, 이번 겨울 들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등 북반구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남반구에서 감염 확산이 있을 경우 북반구에서도 대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유행하는 독감에 H3N2 일부 변이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현재 독감 증가 양상과 국외의 발생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올해는 독감 유행기간이 길고, 유행규모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일본과 영국에서도 독감 유행이 지난해보다 1~2개월 일찍 시작돼 확산 중이다. 임 청장은 “백신 접종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 용어설명

◇독감(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H3N2= 독감은 A형(H1N1, H3N2)과 B형(야마가타, 빅토리아) 등으로 나뉜다. 현재 유행 중인 A형(H3N2)은 독감 바이러스 중 가장 독성이 강하며 38도가 넘는 고열과 근육통, 구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1968년 세계적으로 약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낳은 홍콩독감이 A형(H3N2)에 속한다.

이현욱 기자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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