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권 논설위원

 

권력 자체가 목적, 멈추지 못해

견제 위해선 힘 있는 야당 필요

국힘 지지율, 여당 욕심 못 막아

 

민주, 독주 계속하면 국가 혼란

野, 1차 저지선 30%대 확보해야

장동혁, 국민 지지 더 얻기 한계

권력은 항상 배고프다. ‘권력의 목적은 권력 그 자체’(조지 오웰 ‘1984’)로 만족을 모른다. 가진 것보다 더 큰 권력을 탐하고, 스스로 멈추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렇다. 이를 위해 뭐든 하고, 어떤 명분도 만들어 합리화한다. 국가권력 중 입법·행정을 차지한 데 이어 ‘법 왜곡죄’를 만들어 판사를 겁박해 사법부 장악을 시도한다.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대장동 개발 비리 업자들이 7800억 원을 챙겨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말 안 듣는 검사는 파면법을 만들어 내쫓으면 된다.

통제받지 않는 국가권력은 무소불위 유혹에 빠진다. 그래서 헌법은 삼권분립과 삼권 균등론을 보장한다. 하지만 “직접 선출 권력, 그 뒤가 간접 선출 권력”이란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흔들렸다. 대통령 2인을 탄핵하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할 정도로 성숙한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했다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은 지금, 민주주의 원칙이 얼마나 무력하고,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권력 폭주를 막는 것은 헌법 규정이 아니라 실재하는 정치적 힘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한다. 그 힘이란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권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하는 정치 경쟁자의 존재다. 그런 힘의 부재는 민주당과 대척점에 있는 국민의힘 책임이다.

제21대와 제22대 국회에서 우호 정당을 포함해 200석에 가까운 절대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마구 권력을 휘둘렀다. 민주당을 “싹 쓸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궁지에 몰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택했고, 결국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그의 반(反)정치 행위는 민주당을 승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민주당의 과욕에 불을 댕겼다. ‘국가 포획’(state capture)이란 경고가 나오지만, 전횡은 정책 범주를 넘어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로 향한다. 사법부 흔들기가 혁신으로, 헌법 훼손이 수호로,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가 국정 안정으로 전환하는 인지 부조화의 불편함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보게 강요한다. 권력의 마법이다.

원자폭탄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왜 만들었냐는 질문에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언젠가 민주당 의원에게 그때 왜 권력 폭주를 했느냐고 물으면 “할 수 있었고, 막는 세력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오지 않을까.

민주당이 권력을 확대하는 만큼, 국민의힘은 쪼그라들었다. 대선에서 승리한 젊은 당 대표는 실체가 없는 성매매 의혹으로 당에서 쫓겨났고, 탄핵에 찬성한 정치인은 ‘배신자’ 낙인이 찍혀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또 다른 대표는 대통령 말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빨갱이” “총살” 얘기를 들었다. 2014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이후 임기를 채운 국민의힘 계열 당 대표가 한 명도 없다는 게 혼란의 방증이다. 하지만 혁신은커녕 제대로 된 반성도 않는다. 장동혁 국힘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눈물 면회를 하고,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외친다. 김건희 씨에게 프랑스 명품 클러치백을 선물한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100만 원이 무슨 뇌물이냐. 보편적 선물”이라고 옹호한다. 국힘 지지율은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대선 이후 20% 박스권(한국갤럽)에 묶여 있다.

정치에서 힘은 유권자의 지지에서 나온다. 20%대 지지율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권력 폭주와 남용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입증됐다. 낮은 지지율은 외려 민주당의 폭주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국민의힘이 이를 저지하는 방법은 더 많은 국민 지지를 얻는 길밖에 없다. 1차 저지선은 대선 전 지지율인 30% 중반대다. 이를 위해 장 대표는 강경 우파와 먼저 연대하는 전략을 접고, 중도와 합리적 보수를 끌어안는 외연 확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재창당도 불사하는 혁신과 영남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 한동훈·유승민 등 당내 세력뿐 아니라 이준석까지 아우르는 반여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승부처다. 이를 놓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분열한 보수 세력이 합치면 무조건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가 ‘103 대 180’으로 참패해 민주당에 독주의 길을 터준 제21대 총선 악몽이 재현할 것이다. 탐욕스러운 권력의 종말은 국가 파멸이다. 막지 못한 야당도 공범이다.

유병권 논설위원
유병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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