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19일 발생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는 안전 규정을 무시한 전형적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항해사는 수동 조종해야 할 협수로(狹水路)에서 휴대전화를 보느라 자동항법장치를 수동 전환하지 못했다. 외국 국적 조타수도 아무 역할을 못했고, 선원법에 따라 조타실에 있어야 할 선장은 쉬고 있었다. 안전 운항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2014년 세월호 사고 때도 과적 등 각종 규정 위반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는데, 안전 불감증이 고질화했다.
무엇보다 해상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해야 할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이번에도 제 기능을 못했다. 여객선이 사고 발생 직전 약 3분 간 경로를 이탈했는데도 목포 VTS는 경고음을 울리지 않았다. 목포VTS 측은 “5척을 보던 관제사가 항로를 벗어난 다른 선박에 집중, 빨리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군색하다. 아직도 관제사 1명이 넓은 수역을 혼자 관리하고 있다니 세월호 이후 투입된 수많은 해상 재난 관련 예산이 도대체 어디에 쓰였는지 의문이다. 세월호 때도 사고 직후 11분이나 지나 주변의 진도 VTS와 첫 교신돼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컸다.
이번 사고는 그나마 해경이 세월호 때와 달리 발빠르게 선체에 진입해 승객을 대피시켜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승객과 선원 267명을 태운 배가 기울어 물이 차거나 해경 대응이 늦었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세월호 이후 시행된 각종 안전 대책과 규정의 문제점이 없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해 더 이상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해야 할 책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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