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용자 측을 빼고 노동계와 직접 대화하겠다고 해서 논란이다. 민주노총의 요구를 수용해 노정(勞政) 협의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러면 양대 노총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게 뻔하다. 가뜩이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 강행 등 정부의 노동계 편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노사관계가 노동계 쪽으로 더 기울 것이란 우려가 크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노정 간 불신이 있다는 민노총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노동계와 정부 간 협의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는 지난 9월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불평등, 노동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면적인 노정 교섭을 제안한다”고 밝힌 데 대한 화답 성격이다. 이미 양대 노총과 노동부 등 정부 실무자 사이에선 논의 진행 방식, 의제와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용자를 배제한 노정 직접 대화는 부적절하고, 불공정하다. 민노총은 정부와 직접 대화를 요구하면서, 정작 대통령 직속 기구인 노사정위원회는 1999년 탈퇴 이후 26년째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노정 직접 대화는 노사정위를 정부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된다. 더구나 국회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 더불어민주당의 태스크포스 등 노동계의 목소리를 반영할 통로는 이미 충분하고, 민노총과 한국노총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민노총 위원장 출신이 장관인 노동부가 노동계를 대변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김 장관은 양대 노총 쪽지예산 지원, 민노총의 새벽 배송 금지 주장 등을 놓고도 노동계를 옹호했다. 다음 주초 예고된 노란봉투법 보완 시행령은 교섭 창구 단일화가 핵심이라지만 벌써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부모·자녀 세대 간 일자리 전쟁을 부를 정년연장은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도 정부 안은 없다며 노사에 공을 넘기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규제 철폐를 약속하며, 대기업 총수들과의 정기 회동까지 제안했다. 노동 개혁은 이 대통령의 6개 개혁에도 들어 있다. 그러면서 근로자의 13%를 대변할 뿐인 노동계 편향은 도를 넘고 있다. 이래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적 공론화에 국민이 동의하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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