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한창 논의되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동등한 1인 1표제’ 도입 문제는 두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정당의 무게중심 역할을 하면서 정체성을 지켜온 대의원의 가장 큰 권한을 무력화(無力化)할 것이라는 제도적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물밑에서 진행되던 이재명 대통령 측과 정청래 대표 측의 세력 균열을 의미하는 이른바 ‘명·청 대전’의 수면 위 부상이라는 정치적 문제다. 당내 역학관계는 당원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정당의 대의원 무력화는 대의정치 실종과 극단 정치 부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1인 1표 도입 방침에 대해 정 대표는 23일 “이재명 대표 시절부터 요구됐던 사안”이라며 강행 입장을 밝혔고, 24일 당무회의 등 당헌·당규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21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현행 20 대 1 이하에서 1 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친명계 강득구·윤종군 의원은 “대의원제는 지역 균형, 전국 정당을 위해 축적해온 보완장치”라며 반발했다.
친명계는 정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기 위한 대표 연임 포석으로 의심한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개정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의 투표 참여율이 16.81%(찬성률 86.81%)였던 점을 적시해 “압도적 찬성이라는 자화자찬이 낯뜨겁다”며 정 대표를 직격한 배경이다. 정 대표는 지난 8·2 전당대회에서 대의원(46.91%)보다 권리당원(66.48%) 득표가 상당히 높았다. 당정 간 엇박자를 낸 데 대한 불만도 들어 있어 보인다. 권리당권 권한 강화에 대한 찬반 입장이 내년 봄에 진행될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개딸’과 김어준 씨 등에 휘둘리는 모습이 심각한데, 대의정치의 장치마저 무너지면 극단 세력이 더욱 영향력을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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