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들이 ‘케데헌’에 몰입하면서 난도 높은 주제가를 흥얼거리는 모습들이 놀랍다. ‘뽀로로’를 보면서 서정적인 전통 동요를 부르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문화 소비에 관한 한 세대 차가 없어진 모양이다. 물론 복잡한 서사나 정체성 등의 내용을 과연 이해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남긴 하지만.
갤러리 블라썸에서 전시 중인 젊은 작가 장재향은 다세대 문화 소비 양상들을 주시하고 있다. 초상은 귀엽고 도도한 캐릭터로, 세대 속 혼재를 꼬집는 듯하다. 어디를 봐도 아이의 모습인데 패션이나 행동에는 어른과 아이의 것들이 함께하고 있다. 내면이 아이인 어른, 혹은 감성만 웃자란 아이가 섞여 있다.
“미숙한 내면은 그대로인 채, 힘만 센 어른이 되었다”고 자조적으로 술회하고 있지만, 관객들은 반응이 다를 수도 있다. 귀공자 같은 용모 판타지를 가진 성인들이 재구성하는 어린 시절의 초상으로도 읽힌다. 종종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총명한 우리 아이들, 눈을 흘기는 모습조차 사랑스럽지 않은가.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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