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종 의무’ 76년만에 개정
공직사회 의사결정 구조 대변화
軍 ‘명령거부 불이익 금지’ 포함
인사처, 공무원 헌법교육 의무화
학계 “업무지연으로 국민 피해”
김 총리 국무회의 주재
국가공무원법 제57조 ‘복종의 의무’가 제정 76년 만에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바뀌게 되면서 공직사회 의사결정 구조와 성격도 변화를 맞게 됐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민주적 의사결정’을 존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공공부문에서 지시불이행 사태가 늘어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25일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와 제57조(복종의 의무)를 각각 법령준수 및 성실의무와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 등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특히 57조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구체적인 직무수행과 관련해 상관의 지휘·감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나아가 지휘·감독이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행을 거부할 수 있음이 명확해졌다. 대법원이 이미 앞선 여러 판례에서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따를 의무가 없다’고 판시해온 만큼, 이번 개정안은 이런 법리를 뒷받침하는 효과가 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인사처는 “공직사회에서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해 나가도록 하는 한편, 상관의 위법한 지휘·감독에 대해서는 이행을 거부하고 소신껏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이와 관련해 공무원 대상 헌법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각 중앙부처가 전 공무원에 대해 연 1회 이상 헌법 가치 교육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인재개발지침이 이달 중 시행된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공무원들에 대한 헌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권 지적에 따른 조치다.
공무원뿐 아니라 군도 위법한 명령에 대해 거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날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범여권 의원 10명이 발의한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냈다. 국방부는 제25조(명령 복종의 의무)에 ‘명령이 명백히 위법한 경우에는 거부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의견을 냈다. 또 명령 발령자의 의무를 규정한 제24조에 ‘군인은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여 명령을 발령하여야 한다’는 문장도 넣었다.
또 제36조(상관의 책무)는 ‘상관은 헌법 또는 법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 등을 명령하여서는 아니 된다’로, 제20조(충성의 의무)는 ‘군인에게 헌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등의 문장을 추가하는 개정 의견을 냈다.
국방부는 도입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법 명령에 대한 사례와 대처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교육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따라 상관의 지시에 불이행하는 사례가 늘어나 업무 지연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다소 이견이 있어도 일단 따르고 나서 이의를 제기했을 텐데, 이제는 따르기 전에 이의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공무원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궁극적으로 그 피해는 국민한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특히 군 일각에선 “전투 현장에선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합리적 토론이 오히려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선형 기자, 김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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