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주 1년내 소각’ 의무화… 3차 상법개정안 연내 처리 방침
“특정 주주 이익위해 이용돼 소각 어기면 이사에 과태료”
임직원 보상 등 예외 뒀지만 주총승인 받아야해 실효없어
발언하는 민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를 차단하는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는 특정 주주와 경영진이 자사주를 통해 회사의 이익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민주당은 1년 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번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간 자사주가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나쁜 사례가 많았다”며 “금번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마법’을 우리 자본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이 신규 자사주는 물론 기존 자사주까지 1년 이내 소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자사주에 대해 6개월 유예 기간을 더 줬지만,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서 자사주 활용은 불가능해진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더 이상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사주 사용은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자칭 ‘사법개혁’ 입법을 둘러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길어지는 경우 내년 초로 입법이 밀릴 수 있다.
특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재계 의견을 들을 만큼 듣고 나서 마련한 개정안”이라며 “입법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선 자사주 소각 시한을 어길 경우 ‘벌금’(형사처벌)이 아니라 5000만 원 이하 ‘과태료’(행정처분)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등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조합 출연을 위한 자사주는 예외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 혹은 처분하는 데는 매년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 신주 발행절차를 준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기업의 중·장기 계획을 단기적 주가 상승보다 우선하는 주주는 거의 없기 때문에 개정안의 예외 조항이 실효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은 또 자사주를 기업의 자산이 아니라 자본으로 규정했다. 자사주를 교환 또는 상환 대상으로 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했고,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도 없게 된다. 회사 합병·분할 시 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하지도 못한다.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올해 6월 기준 자사주 보유 비중이 10% 넘는 기업은 236곳, 5% 이상은 533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월 기업 이사에게 ‘주주 이익 보호’ 충실의 의무를 지운 1차 상법 개정을 관철한 데 이어 8월에는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2차 개정까지 마쳤다. 여기다 자사주 관련 ‘강제 조항’이 포함된 3차 개정까지 돌입한 데 대해 재계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충실 의무를 어긴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 시스템’ 도입 등을 추가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기업 사이에서 경영권 위협을 비롯해 소각 의무화에 따른 우려 목소리가 크다”며 “충분한 검토와 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종민 기자, 정지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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