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재정위기 시정절차 추진
올 재정적자 GDP 대비 4.5%
EU, 회원국에 3%대 유지 의무
핀란드 16년연속 재정적자 기록
올 경제성장률 0.1% 그칠 전망
재무장관 “100억유로 긴축필요”
북유럽형 복지국가의 대표 주자인 핀란드가 공공지출 증가와 경기 둔화, 인구 고령화로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철학으로 복지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결과 올해 재정적자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4.5%로 치솟는 등 ‘재정 중독’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핀란드에 대해 재정적자 감축 조치에 나선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복지 지출 증가로 줄줄이 재정 위기에 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핀란드를 상대로 ‘초과재정적자 시정 절차’(EDP)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는 회원국의 재정적자 수준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권고하고 있는데, 핀란드 재정적자는 지난해 4.3%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핀란드 재정은 지난 2009년 -2.5%로 적자로 돌아선 뒤 올해까지 16년 연속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핀란드는 유럽 국가 중 공공부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GDP 대비 부채 비율도 지난해 88.1%로 2027년 92.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헬싱키타임스는 전했다. 핀란드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경기 둔화까지 겹쳤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고려해 국방 부문 투자에는 유연한 잣대를 적용했으나, 핀란드 재정적자는 국방비 지출 증가로만 설명되지 않는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핀란드가 만성 적자에 빠진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비 지출 증대 등의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인구구조 변화도 적자를 늘렸다. EU에 따르면, 지난해 핀란드의 전체 인구 중 고령 인구 비중은 23.4%로 이탈리아(24.3%), 포르투갈(24.1%), 불가리아(23.8%)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재정 악화로 인해 핀란드의 국가 신용등급도 10년 만에 강등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7월 핀란드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핀란드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자체 제동장치를 지난달 도입했다. 핀란드는 2027년부터 매 총선 전 의회가 차기 정부 임기 동안 허용되는 최대 재정적자 규모를 정하는 ‘의회 부채 제동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리카 푸라 핀란드 재무장관은 재무부 홈페이지에 “핀란드 경제 문제의 근본 원인의 두 축은 성장 부진과 과도한 공공 지출”이라며 “경제 성장만으로 충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100억 유로(약 17조 원) 규모의 긴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들도 복지 지출 증가로 재정 위기 상황에 빠졌지만, 국민 반발에 연금 개혁과 복지 축소 등 재정 건전성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프랑스는 지난해 재정적자가 GDP 대비 5.8%로 EDP 대상 국가에 지정됐으며, 독일은 2.7%로 EDP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5년 연속 재정적자를 기록 중이다.
■ 용어설명
◇초과재정적자 시정 절차(EDP·Excessive Deficit Procedure)= 유럽연합(EU)이 회원국들의 과도한 재정 지출을 막기 위해 시행 중인 제도로, 회원국들이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각각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EU 기금 할당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가하도록 돼 있다. EDP 대상이 된 회원국은 6개월 내에 EU 집행위원회의 권고안이 지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이행 시 전년도 GDP의 0.05%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은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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