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새벽 시간대 시범운영
도봉산 ~ 영등포 1시간반 왕복
내년 1월까지 3개 노선 확대
글·사진 = 전세원 기자, 구혁 기자
정부가 26일 ‘자율주행차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발표를 통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서울시가 미화원과 경비원 등 새벽 근로자들을 위해 도입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A160)의 단골 승객들은 “출근길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평일 오전 3시 30분 도봉산을 출발해 영등포까지 왕복 운행하는 A160은 지난 1년간 이렇다 할 사건·사고 없이 미화원과 경비원 등 2만 명을 태우고 1만1000㎞가량을 달렸다. 새벽 근로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서울시는 내년 1월까지 노선을 4개까지 늘릴 방침이지만, 급정거로 인한 불편한 승차감과 입석 금지에 따른 좌석 부족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A160의 ‘첫돌’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오전 3시 30분 도봉산광역환승센터에서 운행을 시작한 A160은 출발 15분 만에 좌석 22개를 모두 채운 ‘만원버스’가 됐다. 최대 시속 50㎞로 달린 이 버스에 몸을 실은 60∼70대 단골 승객들은 A160이 서울 최북단에서 종로 도심까지 직행하는 유일한 교통편이라고 평가했다. 한성대에서 청소 업무를 하는 70세 여성 박모 씨는 “전날 밤까지 쌓인 쓰레기들을 아침 중에 다 치우려면 최대한 일찍 출근해야 한다”면서 “이 버스 덕분에 새벽 4시 30분까지 맘 편히 갈 수 있다”고 밝혔다.
A160은 쌍문역과 미아사거리를 거쳐 종로 일대와 공덕역을 지나 여의도환승센터에 진입 후 영등포역을 찍고, 도봉산광역환승센터로 다시 돌아간다. 이 구간에서 총 87개 정류장에 정차하는데,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총 1만9818명이 A160에 몸을 맡겼다. 자율주행으로 운행한 거리는 총 1만984㎞로, 일평균 49㎞를 달린 셈이다.
현재 A160은 특정 도로와 구간에서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레벨 3’ 단계의 자율주행을 선보이고 있다. 차선 변경이 어려운 여의도 일부 구간에서는 ‘시험운행자’가 수동으로 버스를 운행하는데, 지난 1년간 사건·사고는 경미한 수준에서 3건만 발생하는 데 그쳤다. 지난 8월 서대문역 사거리 교차로에서 접촉사고로 센서 브래킷이 부서졌지만 마주 오던 일반 버스의 과실로 판명이 났다. 6월엔 운행 종료 후 차고지에서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주차하던 중 기둥과 접촉한 것으로 기술 결함은 없었다.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한 서울시는 3개 노선을 추가하기로 했다. △상계~고속터미널(A148) △금천~세종로(A504) △은평~양재(A741) 등 노선이 도입되면 자율주행버스가 서울시를 동서남북으로 누비게 된다.
다만 입석 금지에 따른 좌석 부족과 잦은 급정거로 인한 불편한 승차감 등이 개선점으로 꼽힌다. 60대 경비원 이모 씨는 “버스가 작아 사실상 도봉구 주민들만 애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운행에서도 ‘쌍문역’부터 ‘삼선교·한성대’까지 14개 정류장에서는 버스가 만석이었던 탓에 탑승하려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영등포역 회차 후에는 시내버스의 운행 시작 시간과 맞물리면서 승객이 비교적 적다는 문제도 있었다.
한편, 정부는 2027년 비상시에도 사람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 4’ 수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내년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을 추진한다. 또 농어촌 등 교통취약지역의 자율주행버스 운영 지원도 확대한다.
전세원 기자,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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