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AI 發 ‘고지서 폭탄’… 美 일리노이주 전기요금 15.8% 뛰어

 

빅테크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

기가와트 급으로 덩치 키워가

1곳 전력 소비, 도시 1개 규모

전세계 소비량 5년내 2배로↑

 

최다 보유 美 ‘전기료 직격탄’

주거용 요금은 평균 6% 올라

666개 밀집 버지니아 13%↑

AI 인프라 확장 ‘제동’ 우려도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전 세계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전기료 부담 전가가 사회적 갈등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올해보다 2배 가까이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파른 전기료 인상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등을 중심으로 ‘테크래시’(기술 역풍·technology+backlash)가 확산하면서 AI 거품론과 함께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 확장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I 처리 수요 충족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 집중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올 4분기부터 2029년까지 AI를 지원하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약 3조 달러(약 4398조6000억 원)가 지출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한 해 예산안 규모이자 지난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치다.

AI 빅테크 기업들은 채권 발행 등 빚까지 감수하며 데이터센터 설립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규모가 기가와트(GW) 단위로 더욱 덩치를 키우고 있다. 메타는 오하이오주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1GW급 데이터센터 ‘프로메테우스’를, 텍사스주에도 1GW급 데이터 단지를 신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오픈AI는 오라클·소프트뱅크와 함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하이오주에 추가 데이터센터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앤스로픽도 잇달아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각국 데이터센터는 미국이 4165개로 가장 많았고 영국(499개), 독일(487개), 중국(381개), 프랑스(321개), 캐나다(293개), 호주(274개), 인도(271개), 일본(242개), 이탈리아(209개) 등 순이었다. 한국은 93개로 22위였다.

◇막대한 전력소비에 전기요금도 ‘껑충’… 소비자에 부담 전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증가는 곧 전력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30년 945테라와트시(TWh)로 올해(485.4TWh)보다 두 배 가까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415.9TWh) 기준 2030년까지 연평균 15%씩 오른 수치로 다른 부문의 총 전력 소비량 증가율의 4배다. 특히 중국과 미국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증가율이 가장 큰 지역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소비 증가분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전력 소비량은 2024년 대비 약 240TWh(130% 증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AWS 데이터센터.  아마존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AWS 데이터센터. 아마존

AI 시스템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은 데이터 처리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모델이 집약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수천 가구가 몇 초마다 동시에 주전자를 켜고 끄는 것과 같다”고 BBC는 비유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데이터센터가 더 많았다면 대출이 더 높았을 것”이라며 “가장 큰 제약은 전력”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전기가 AI 성공에 필수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전기료 인상을 불러와 일반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는 미국은 전기료 인상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주거용 전기요금은 지난 8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6.1%가 뛰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은 버지니아주(666개)에서는 같은 기간 전기요금이 13% 인상됐고 일리노이주(244개)는 15.8%, 오하이오주(193개)는 12% 올랐다. 이는 미국의 평균 전기요금 인상률(5.1%) 대비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빅테크의 1G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는 80만 가구 이상에 해당하는 전력을 쓰는데 이는 사실상 한 개 도시 규모에 해당한다.

전기료 인상은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신규 송전선 건설, 노후화된 전력망 개선 등 가정용 전력 공급사의 전력 확보 비용이 크게 늘자 이 부담이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부과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버지니아, 일리노이, 오하이오 등 13개 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미국 최대 전력 공급사 PJM인터커넥션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전력 확보 비용은 메가와트(MW)당 269.92달러로 지난해 가격(MW당 28.92달러)의 10배 가까이로 급등했다. 총 전력 확보 비용 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AI 거품론에 ‘테크래시’까지 걸림돌 될까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기료 인상 문제는 이달 초 미국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만큼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요 3개 도시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빅테크가 그들 몫을 지불하게 하겠다”며 전기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주요 빅테크 CEO의 밀착을 문제 삼으며 소비자들에게 공공요금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데이터센터 증축에 따른 전기료 인상 문제가 터져 나올 조짐이어서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에 더해 빅테크 기업들의 우선 해결 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쥐는 핵심 요소이지만 AI 붐의 파급 효과는 점점 더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일반 가정도 디지털 경제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면서 경제적·정치적 파장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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