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훈 논설위원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 쪽은 전임 정부의 졸속 이전을 바로잡은 정상화라 하고, 야당 쪽은 “서두를 일이냐”며 부적절성과 예산 낭비를 거론하고 있다. 이사 시작은 12월 중순쯤인데, 용산으로 옮긴 지 3년 7개월 만에 ‘도로 청와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기를 시작하면서 조속히 청와대 보수 공사를 마쳐 돌아가겠단 뜻을 밝혔다. 첫 브리핑 때는 용산 대통령실을 “꼭 무덤 같다”고 했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황당무계하다”. 두 달 가까이 지나 대통령실은 청와대 일반 관람을 중단하고 사전 정비에 착수했다. 최근 본관은 물론, 보조 집무실과 비서실 상주 공관이 있는 여민관(3개 동) 등의 리모델링 작업을 대부분 마쳤다고 한다. 경호·치안 인력 시스템 전환과 시설 보강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생활도 ‘당분간’이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세종에 대통령 집무실이 건립되면 또 이삿짐을 싸게 된다. ‘123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세종집무실(관저 포함)의 임기 내 건립이 들어가 있다. 집무실 준공 목표도 애초 2030년에서 이 대통령의 임기 중인 2027년으로 앞당겼다. ‘제2 집무실’로 부르던 명칭까지 ‘세종집무실’로 변경해 부분 이전이 아닌 ‘완전 이전’을 시사했다. ‘국가상징구역’에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2033년 준공 목표)과 함께 추진되는 것이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 차원이라는데, 실질적 수도 이전이라는 위헌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세종집무실은 신속 추진 방침에 따라 지난 9월 국제설계공모를 한 데 이어 현재 당선작 선정 단계다. 시민들이 세종집무실과 시민 공간 조감도를 놓고 선호를 가리는 ‘국민참여투표’(오는 28일까지)를 진행 중이다. 내년 건축 설계·착공이 이뤄지면 2027년 하반기쯤 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알려진 사업 예산은 3000억 원(토지 매입 포함)을 넘는다. 이미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겼다가 다시 돌아오는 데 1329억 원(국방부 포함)이 소요될 판이다. 세종까지 합하면 대통령 집무실 안정화 비용이 4000억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임기 중 세 곳의 대통령실 주소를 갖는 초유의 기록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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