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소심 재판부 ‘무죄’ 선고

 

1050원 어치 꺼내 먹은 혐의

1심서는 ‘5만원 벌금형’ 받아

경비업무 계속할 수 있게 돼

 

법원 “절도의 고의성 없었다”

전주=박팔령 기자

‘현대판 장발장’으로 불리며 세간의 화제를 모은 피해금 1050원의 ‘초코파이 절도 사건’ 피의자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2부(부장 김도형)는 27일 절도 혐의로 기소된 A(41)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만 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A 씨는 계속 경비업무에 종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금형이 확정됐다면 경비업법상 해고 사유가 돼 A 씨의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 단계부터 물류회사 탁송 기사와 보안업체 직원 등 39명의 진술서가 제출됐다”며 “탁송 기사들은 보안업체 직원들에게 ‘배고프면 사무실에서 간식을 먹어도 된다’고 했고 실제 보안업체 직원들은 야간 근무 중 간식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사건이 있기 전에는 사무실에서 보안업체 직원들이 간식을 먹은 게 문제가 된 적이 없다”며 “다른 직원 39명이 수사를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냉장고에서 간식을 꺼내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춰볼 때 당시 피고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탁송 기사들로부터 냉장고에 있는 간식을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피고인은 탁송 기사들이 초코파이를 제공할 권한이 있다고 충분히 착오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앞서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의 보안업체 직원인 A 씨는 지난해 1월 18일 새벽 회사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 1개(450원)와 커스터드 1개(600원)를 꺼내 먹은 혐의로 기소됐다. 물류회사 소장 B 씨가 방범 카메라 영상을 보고 A 씨를 지목해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절도 액수가 1050원으로 적은 점 등을 감안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벌금 50만 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A 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A 씨에게 벌금 5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직업과 근무 경력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탁송 기사들이 물류 회사 직원이 아니고 냉장고 속 과자를 먹으라고 할 권한도 없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후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검찰은 지난달 30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항소심 재판부에 선고유예를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날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박팔령 기자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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