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책

 

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글 | 아라이 료지 그림 |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어린이 청소년 문학 서점 ‘책방 사춘기’에 들렀다. 좋은 책을 쥐고 싶은 충동이 일면 가 보는 곳이다. 책을 한창 고르는데 책방을 운영하는 대표가 ‘이게 좋겠네요!’ 하고 한 권을 추천해 주었다. ‘아름답다는 건 뭘까?’라는 그림책이다.

아이는 창문 너머로 석양이 깔린 하늘을 바라본다. 마치 하늘에서 페인트가 쏟아진 것처럼 아이의 집 안은 온통 주홍빛에 잠기고 아이의 뺨도 붉게 물든다. 그러는 사이 “너의 뒤로 다가오는 새까만 꼬리”의 정체는 “금세 머리 위로 달려와 눈앞에 펼쳐지는 밤”이다. 폴짝 뛰어올라 날 좀 보라는 듯 눈 마주치는 한 마리 고양이같이,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는다.

밤은 깜깜하기만 하지 않다. 잠깐만 눈을 맞추고 있으면 “밤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난다. 둘에서 셋으로, 넷으로… 끝없이 늘어나는 별을 세어 보는 아이의 까만 눈도 총총하다. 별이 내린 바다의 물결은 아이를 잠 속으로 데려간다.

아라이 료지의 그림은 아름답다. 안정적인 구도 속에서 그림의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룬다. 자연을 바라보는 아이의 감탄과 경이를 이만큼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을까.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연출, 풍부한 색채와 율동감 있는 화면이 책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글을 쓴 사이하테 타히는 일본에서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 “아라이 료지의 그림을 보며 느낀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언어화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림책의 글 작가가 따로 있을 때 글과 그림의 마찰이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넘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각기의 아름다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정수윤 번역가의 섬세한 번역도 이 책을 아름답게 느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32쪽, 1만8000원. 남지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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