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퇴근 이후

 

넥슨의 사내 댄스 동호회

“꾸준히 하니 소통에 최고”

정혜윤(왼쪽 두 번째) 씨 등 넥슨 댄스 동호회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퇴근 후 경기 성남시 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강사의 지도에 맞춰 안무를 따라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정혜윤(왼쪽 두 번째) 씨 등 넥슨 댄스 동호회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퇴근 후 경기 성남시 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강사의 지도에 맞춰 안무를 따라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지난달 26일 오후 8시가 조금 넘어가자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한 댄스 스튜디오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올데이 프로젝트의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이 스튜디오를 채우기 시작하자 트레이닝복의 편안한 복장을 한 10여 명의 사람들이 스튜디오 정면을 바라보고 자유롭게 대열을 맞춰 섰다.

10분 정도 노래에 맞춰 스트레칭을 한 이후 강사가 “오늘 안무는 르세라핌의 ‘스파게티(SPAGHETTI)’입니다”라고 외치자 사람들의 얼굴에서 기대감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본격적인 안무 수업이 시작되고 동작이 길어질수록 몸은 따라가기 버거워지는 게 보였지만 표정만큼은 어느새 진지한 ‘프로 댄서’였다.

넥슨의 사내 댄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정혜윤(여·34) 씨는 “게임 플랫폼 프론트팀에서 개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업무 특성상 많아 동료들과의 소통과 운동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해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퇴근 후 개인 시간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이들은 왜 굳이 사내 동호회까지 만들어 춤을 출까.

정 씨는 “학원은 뭔가 진지하게 해야 할 것 같고, 비용도 시간도 부담된다”면서 “다른 업무를 하는 회사 사람들과 같이 소통하며 가볍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넥슨은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 간 활발한 교류를 위해 운동을 비롯한 플라모델 조립, 밴드, DJ 동호회 등 사내 동호회에 활동지원금을 지원하며 동호회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동호회 중 이들이 춤을 고른 이유도 각자 다양하다.

게임 효과 디자이너인 원혜선(여·47) 씨는 동호회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분기 정도밖에 안 됐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한다. 그는 “그동안 육아 때문에 엄두를 못 내다 이제라도 시도해 보자 싶어 도전했다”면서 “수업을 거듭할수록 몸의 반응이 좋아지고, 창피함·두려움도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 내가 이걸 또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게임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PM)인 홍태주(여·29) 씨는 춤을 ‘일상에서의 비상구’라고 표현했다. 홍 씨는 “춤을 추는 두 시간 동안에는 일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면서 “지드래곤의 ‘홈 스위트 홈’을 배웠을 때는 난도 때문에 다들 안무가 아닌 제멋대로 탭댄스를 췄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어 보였다.

이정민 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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