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한국 우주산업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전기를 맞았다.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의 공백을 극복한 의미도 각별하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실제 이번 발사에는 300여 곳의 국내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발사체의 제작·조립 총괄 및 발사 운용 전반을 주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0% 독자 기술로 발사대 시스템의 설계·제작·운용 등 전 과정을 수행한 HD현대중공업, 국내 최초로 중형위성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목표인 세계 5대 우주 강국을 향한 행로는 험난하다. 특히, 재사용이 가능한 한국형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핵심 과제다. 재사용 발사체가 있으면 발사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미국에 이어 중국·유럽·일본·인도 등 강국들이 자체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일회용인 누리호는 발사 비용이 2만4000달러나 된다. 반면, 미국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인 팰컨 9은 2000달러에 불과하다. 이 발사체는 중추인 1단 로켓을 발사 후 9분 만에 회수할 수 있다. 팰컨 9은 이런 장점을 앞세워 지난달 17일에는 재사용 500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썼다. 스페이스X를 바짝 추격하는 곳은 미국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다. 지난달 13일에는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궤도위성을 실은 대형 재사용 발사체(뉴글렌)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중국 역시 여러 기업이 내년에 자체 개발한 재사용 발사체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미·중은커녕 일본에 비해서도 기술력이 수십 년 뒤처져 있다. 특히, 차세대 발사체 기술은 사실상 제로(0)다.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는 2032년까지 총 2조여 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발사체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이 정도로는 2030년대에 경쟁력이 없어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국내 산업 생태계는 일감 부족·낮은 보수·인력 이탈 등으로 경영을 지속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한국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통신·정찰 등을 위한 소형 궤도위성들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발사체가 있어야 가능하다. 정부의 대폭적인 예산과 지원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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