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승배 체육부장

1982년 출범 이래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인 1231만 명을 동원한 2025 프로야구가 올해 1조 원이 넘는 소비 지출 효과를 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했다. 지역 내 경제효과는 7143억 원, 타 지역 파급효과는 3978억 원으로 분석돼, 해당 지역뿐 아니라 타 지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경제적 파급효과가 가장 큰 지역은 3개 구단(LG·두산·키움)이 속한 서울이었고, 경제 규모 대비 파급효과가 가장 큰 지역은 KIA의 연고지인 광주로 집계됐다. 지역 밀착형인 프로야구가 지방 소멸을 우려하는 시대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사회적 자산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런 프로야구의 지역 경제 효과와는 별개로 선수들의 서울 구단 선호는 오히려 더 뚜렷해지고 있다. 야구선수이기 전에 대한민국에서 사는 생활인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서울 팀을 선호하거나 지방에 있으면서도 서울 생활을 고집하는 이유는 일반 직장인의 현실적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결혼한 선수의 경우, 배우자들이 아이들의 교육 문제와 문화생활 등 정주 여건을 중시하면서 서울의 ‘똘똘한 집 한 채’를 강력히 원한다고 한다.

잠실야구장에서 가까운 한 아파트는 LG와 두산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30억 원이 넘는다. 서울 구단 소속의 이른바 유명 선수들은 대부분 반포·개포, 그리고 강남과 가까운 위례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방 구단에서 서울 구단으로 옮긴 한 투수의 이적은 서울 출신 배우자의 영향이 컸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파다했다.

선수들의 출장이 잦은 상황에서 연고가 없는 지방에서 배우자가 홀로 생활하면 정서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 때문에 결혼한 지방 구단 선수들은 집을 서울에 두고 이른바 ‘기러기 생활’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동 거리 등에서도 서울 구단이 유리하다. 야구는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리는데 서울·수도권에 5개 팀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의 생활적 제약 탓에 지방 구단은 FA 영입 때 ‘오버페이’를 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선수 몸값이 상승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야구인은 “서울 연고 선수를 두고 지방 팀이 경쟁에 붙으면 금액의 앞자리를 바꿔야 한다”고 귀띔했다. 수원 연고의 KT가 ‘강남에서 40분 거리’라는 점을 선수들에게 적극 홍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한 유명 선수의 KT행에 이런 점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아마야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때 실력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서울 전학이 적지 않다고 한다. 타 시·도로 전학할 경우 출전 금지 등 제약을 두는데, 실제 프로 스카우트들의 평가 시점은 고등학교 2·3학년이어서 제재 전에 움직이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서울·수도권 팀으로 가고자 하는 선수들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도권 구단에 유리한 환경 속에서 유망주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과거 지역 거점 국립대가 쇠퇴하고 ‘인서울’ 대학들이 부상했던 것처럼 야구에서도 비슷한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방승배 체육부장
방승배 체육부장
방승배 기자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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