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웃듯 부동산 시장 활황
대출 문턱 낮추기에는 부담 커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도 변수
정부는 기업금융 확대 종용도
은행권 총량 목표 낮게 잡을듯
연말을 앞두고 주요 은행들이 잇달아 가계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대출 한파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은행권 자금을 부동산 대신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과 산업에 제공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보며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연초 금융 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막판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 국민·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의 올해 실행분 접수를 막았고 신한·우리은행도 대출 증가 추이에 따라 창구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내년도 대출 총량을 삭감하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2월에는 이사 수요가 적어서 신규 취급이 많지 않고, 가계대출 상환분을 감안하면 목표치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주택 계약과 대출 실행의 시차를 감안하면 현재 문의가 들어오는 대출은 내년 실행분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NH농협은행만 목표치보다 적게 가계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과열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아 새해에도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쉽게 낮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연 5.880%·상단 기준)와 혼합형 금리(연 6.172%)는 각각 10월 말보다 0.256%포인트, 0.340%포인트 상승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기조가 이어지면 연초에 대출 공급이 늘어도 대출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진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 기조에 부응해 자발적으로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낮게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으로 은행권의 주담대 취급 여력도 줄어든다.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내년 1월부터 20%로 상향키로 한 탓이다. 이에 따라 주담대 취급 여력이 줄어들며 신규 주담대 27조 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각 은행의 내년도 경영사업계획 및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를 바탕으로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내년에도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명목 경제성장률을 넘지 않는다는 관리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4대 시중은행과 농협은행이 올해 초 제출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는 14조305억 원이다.
김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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