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 ‘빚투 특별점검’에 반발

 

고환율에도 美 주식 보관액 최고

빅테크 상승세에 해외투자 확대

개인비중 연기금·기관보다 낮아

 

업계 “파생상품 거래 늘었지만

환율 불안과 연결하는 건 비약”

또 오르나

또 오르나

30일 서울 중구 명동 한 환전소에 각국 화폐의 원화 대비 환율이 게재돼 있다. 문호남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개인의 해외투자 급증을 환율 불안 요인으로 거론하면서 증권사를 통해 우회 규제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해외투자 마케팅과 구조적 레버리지 이용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환율 급등의 구조적 요인은 외면한 채 개인의 합법적 투자만 문제 삼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 비중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미국 주식·채권 보관액은 연초 176조 원 수준에서 10월 267조 원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환율에도 해외투자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미국 빅테크 상승세와 달러 자산에 대한 평가이익 기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해외투자 확대 현상은 개인뿐 아니라 연기금·기관 등 모든 투자자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만 ‘환율 급등의 원흉’처럼 지목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내국인 전체 해외투자 가운데 개인 비중은 약 23%로, 연기금·기관(약 34%)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최근 고환율 요인 중 하나로 서학개미의 왕성한 해외투자를 언급하며 내년 1월까지 두 달간 증권사의 과도한 해외주식 투자 조장 행태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서 해외 파생상품 거래와 레버리지 이용이 증가한 건 사실이지만 이를 환율 불안과 직접 연결하는 건 비약”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이날 “서학개미를 규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해외투자 마케팅 중 과도한 부분이 있는지 일정 기간 점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 사이에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제한이나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추가 과세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개인뿐 아니라 국민연금·수출기업도 고환율 요인으로 지목한 만큼 이들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강화를 위해 한국은행과의 외화스와프 계약 연장 협의를 시작했으며, 연금의 수익성 제고와 외환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뉴 프레임워크’도 가동했다. 또한 수출기업에 대해서도 정책자금·기업지원 수단과 환율 안정화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제금융정책자문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달러 스테이블 코인 등 새로운 환율 영향 요인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6원 내린 1465.90원으로 출발한 뒤 반등하며 1460원대 중후반을 오가고 있다.

박정경 기자, 신병남 기자
박정경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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