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의원 심층설문

 

“당 공식입장 필요하다”엔 공감

사과 여부 놓고는 의견 분분해

여전히 ‘계엄 늪’… 혼란의 국힘

 

“尹은 대통령 안됐어야 할 사람”

“尹 무죄전망” 33% “유죄” 23%

기로에 선 국힘

기로에 선 국힘

장동혁(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둔 1일 국민의힘 의원들은 10명 중 9명이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계엄과 내란 프레임에 매몰돼 당 차원의 혁신 논의가 실종됐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문화일보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에 응답한 한 재선 의원은 “계엄 1년이 지나고 관련 재판이 진행되면서 확실해지는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됐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전에 이 부분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당 차원에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계엄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이었던 지도부 출신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가 계엄에 대한 사과와 이에 맞는 조치를 통해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의원 107명 중 86명이 참여했고, 이 중 56명이 응한 이번 조사에서 계엄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8.2%가 윤 전 대통령을 꼽았다. ‘줄탄핵’ 등 더불어민주당의 원인 제공 답변(37.5%)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많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서 집권 여당으로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한 의원은 “그간 여러 차례 사과했다”며 “계엄 1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과하는 것은 우리 당 스스로 내란 프레임에 빠지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유죄를 받은 상황도 아니고, 더욱이 계엄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의힘이고 가장 큰 수혜자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국민의힘 의원 33.9%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에 ‘무죄’를 전망했다. ‘유죄’ 전망(23.2%)보다 우세했다. ‘모르겠다’ 등 기타 응답은 42.9%에 달했다.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주장 세력과 확실한 선 긋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았다. 영남 지역 다선 의원은 “장동혁 대표의 지금 행보는 강성 지지층에만 매몰돼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 비례 의원은 “장 대표는 집토끼만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윤어게인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은 우리의 집토끼가 아니라 선을 그어야 할 세력”이라고 했다.

사과 문제에만 매몰돼 당이 분열되고 혁신 논의 역시 실종됐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영남 지역 의원은 “혁신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계엄과 윤 전 대통령 단절 문제만 논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명 변경을 포함해 구체적이고 재창당 수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했다. 문화일보 설문 응답자 66.0%는 당명 변경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답했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우리가 뽑은 당 대표를 흔드는 모습은 더더욱 우리 당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35명) 중 23명(65.7%)은 ‘1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답했다. 12명(34.3%)은 참석하겠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행동해야 했다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생각이 맞았고 다시 돌아가더라도 그래야 한다”고 했다. ‘다른 선택’을 하겠다고 한 의원은 “결과론적이지만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그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계엄 해제 표결 불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정지형 기자, 이시영 기자
윤정선
정지형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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